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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석의 목공이야기]목수는 말보다 실력
목공은 그야말로 취미로 최고다. 여건이 안돼 못다니지 재미없어 안나오겠다는 수강생은 보지못했다. 하지만 재미를 만끽하려면 뭘 원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것을 만들고 싶다면 DIY공방이 좋다. 천천히 기술을 배워 작품성 가미한 가구를 만들고 싶다면 짜맞춤 공방이 맞는다. 공방을 고를땐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은 후 꼭 방문해서 시설이나 기계, 작품을 확인하고 나닐곳을 결정해야 한다. 제반 여건이 비슷하다면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곳이 좋다. 사실 DIY 공방들은 가구디자인과 마감칠(페인트) 정도를 제외하면 목재나 기술적(결구법)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소나무나 삼나무 계열 집성원목 등을 주로 사용하고 부재료로는 합판도 많이 쓴다. 정재단 한 목재에 바로 본드를 칠하고 타카핀이나 나사로 결합한 후 목심으로 나사를 보이지 않게 감춘다. DIY 공방은 기본지식과 기술을 빨리 익히고 곧바로 제작에 들어간다는게 중요한 장점이지만 양면성도 가진다. 시간이 지나면 지루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목공을 배웠다면 원하는 시간에 작품만들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열쇠공방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방입학 시 열쇠를 하나 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공방료가 저렴하지만 많은 사람이 몰리는 주말에는 기계사용이 어렵고, 여러사람들이 함부로 쓰다보니 기본 세팅이 엉망인 경우도 많다. 직업 목수에게도 기계는 조폭보다 무섭다.

짜맞춤을 잘하는 공방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올 것 같지만 좋은 정보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이럴땐 가구제작기나 시연 영상이 많은 곳이 좋다. 제작기가 많다는 건 많이 만들어 봤다는 의미다. 목수는 말보다 시연이다. 그럴려면 수공구(톱,끌,대패)를 잘 다뤄야 한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수공구?”라며 의아하겠지만 짜맞춤 공방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곳이다. 고급가구일수록 수공구의 비중은 늘어난다. 특이한 모양이나 특수한 각도는 기계가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목재의 기본적인 가공을 담당하는 전동공구는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수공구까지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목수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터득한 노하우를 가르쳐야 한다. 전통가구는 선배 목수들의 지혜가 모인 결정체다. 그것이 전통가구의 힘이기도 하다. 공방장이 자기작품이나 주문가구를 하지 않고 교육만 한다면 한번쯤 다시 봐야한다. 오랜 경력의 목수가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 교육에 주력하는 곳이라면 괜챦다. 하지만 얕은 지식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곳도 많다. 심지어 자유 작품을 하겠다면 말리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만들지 못하니 안가르치고 못 만들게 하는 것이다.

디자인을 위주로 가르치는 작가주의 공방도 있다. 가구의 설계나 디자인 그리고 제작기법을 가르친다. 공방장이 미술 전공인 경우가 많고 기계를 많이 쓰고 보통 1년 과정이다. 처음부터 세련된 가구를 만드는 편이지만 기본기가 부족해서 발전이 더딘 측면도 있다. 작가들과 만나면 필자는 디자인 고민을 하고 그들은 기술을 고민 한다. 목공은 평생 공부해도 다 이해 못 하는 직업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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