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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베일 벗겨진 어둠의 권력자들에게 제재와 엄벌을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일파만파다. 서 검사가 만들어 낸 작은 물 줄기는 점점 큰 물로 불어나 거대한 굉음을 내는 강물이 되어 흐르고 있다. 지금의 기세라면 바다를 이루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하다. 그 도도한 흐름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변화는 우리 사회 그늘에 가려진 음습하고 더러운 ‘관행’을 씻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투 운동은 더 이상 일부 여성의 연약한 저항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커다란 동력이 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평가받아 마땅하다. 동참한 피해자들의 용기에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무엇보다 ‘그들만의 왕국’에서 군림하던 이들의 가증스러운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시작은 남성중심의 전근대적인 검찰문화에 대한 비판이었다. 하지만 불길이 문화계로 번지면서 사태의 본질은 분명해졌고 어둠속 제왕들의 추한 모습은 더 뚜렷해졌다.

그 압권은 단연 연극 연출 거장이라는 이윤택 사태다. 그들 세계에서 이윤택은 절대 권력자이자 왕같은 교주이며, 무서운 독재자였다. 언론이 지어낸 말이 아니다. 피해자들이 이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가 그랬던 모양이다. 그는 한 극단의 연출가이자, 대학 교수이고, 각종 시상의 심사위원이였다. 적어도 연극계에선 그의 말 한마디면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의 끝판왕이었다. 이 힘을 믿고 그는 출연 여배우들을 마음껏 농락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추문을 발설했다가는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연극계 종사자면 다 알고 있었다. 동료 여배우가 악마의 손아귀에서 버둥거려도 누구 하나 입을 열 수 없는 구조적인 침묵의 카르텔이 이씨와 같은 괴물을 만들어 낸 셈이다.

베일이 벗겨지고 추악한 모습이 드러났는데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고사하고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뿔이 날 대로 났다. 그는 사태가 커지자 사과 기자회견을 기획하고 리허설까지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불쌍한 표정 연습도 했다니 기가막힐 뿐이다.

하긴 문화계 뿐이겠는가. 종교계와 대학, 군대, 심지어 공직사회까지 위계에 의한 성적 일탈행위는 차고넘친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기꺼이 고백한 용기는 어둠의 권력자들을 하나씩 끌어내리고 있다. 이제 공은 정부와 사법 당국으로 넘어왔다.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와 엄벌은 필수다. 아무일 없었다는듯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면 그 순간 그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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