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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이상 시리아의 공포를 묘사할 단어가 없다”…최악의 ‘학살전’
외신, 48시간 내 최소 250명 사망

“더는 시리아의 공포를 묘사할 단어가 없다. 모든 최상급 용어가 동원됐다.” 미국 CNN 방송은 시리아 수도 동쪽 반군 지역이 사흘째 시리아군의 무자비한 공습에 스러지고 있다며 20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했다.

터키정부의 공격에 이어 시리아군의 개입으로 ‘시리아 사태’가 최악의 학살전으로 치닫고 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東)구타를 장악한 쿠르드 반군을 놓고 터키와 시리아 정부가 정면대결하는 양상인데다, 미국과 러시아의 이해가 맞물려 전장은 ‘적(敵)도 아(我)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의 희생자만 크게 늘고 있다.

이날 CNN, 로이터 통신 등이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반군 지역 동(東)구타에서 시리아군의 무차별 공습과 포격으로 지난 18일 밤부터 48시간 내 어린이 39명을 포함해 최소 2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식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도 상당해 실제 희생자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동구타 병원의 한 의사는 “우리는 21세기 학살의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며 “모든 종류의 무기를 동원해 민간인을 죽이는 테러를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이라면,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학살이다”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시리아 사태는 최근 터키정부가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주의 자극을 우려해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반군 지역에 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확대됐다. 쿠르드 반군 단체들은 미국과 미국의 동맹인 터키의 지원아래 시리아 내 이슬람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하는 데 협력했으나 결국 터키의 군사작전 대상이 됐다. 이에 시리아군은 쿠르드반군을 지원하는 공습을 지난 20일 개시했다. 터키와 시리아의 공격은 러시아의 암묵적인 용인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국제사회는 동구타의 참상을 알리며 시리아 정부에 공습 중단을 호소하고 나섰다. 유엔은 이를 ‘통제 불가’ 상태로 보고 휴전을 촉구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본부는 이런 사태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을 담아 ‘백지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CNN은 국제 사회가 동구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국제 사회는 잔학행위에 대해 연일 비판하면서도 정작 응징 방법이나 휴전을 위한 기한을 제시하는 것은 빼놓고 있다”며 “시리아 사람들은 그들의 귓가에 울리는 동정의 말을 뒤로 한 채 계속 죽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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