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중 갈채, 한국 관중 눈시울 붉혀
[헤럴드경제, 강릉=함영훈 기자] 아리랑 앞에서 기술은 중요하지 않았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아리랑의 사랑과 우정을 세계에 전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한복을 입고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아리랑을 울리는 순간, 올림픽 주최국 대한민국 대표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은 이미 지구촌 이웃들의 금메달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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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을 연기하는 아이스댄싱 민유라와 겜린 [사진=연합뉴스] |
푸른 한복 차림의 겜린과 분홍색 개량 한복을 입은 유라는 20일 진솔함이 묻어나는 연기로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댄신 프리 연기가 펼쳐진 아이스아레나를 수놓았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엔 둥글 둥글한 원이 지구촌의 우정, 평화를 상징하듯 새겨졌고, 나부끼는 한복은 지구촌 이웃들을 향한 우정의 손짓 같았다.
두 사람의 표정엔 한민족의 희로애락이 가득 담겼고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들어보자는 메시지가 풍겼다. 외국인, 한국인 관중들은 두 사람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로 화답했다.
적지 않은 관중들이 미소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벅차오르는 감동을 이기지 못한채 눈시울을 붉혔다.
”아리랑 노래 이제 보니 참 멋지다.“ 어쩌면 우리만 몰랐던 아리랑의 매력을 새삼 확인한 한국인 관중의 표정엔 은근한 자신감도 묻어난다.
푸른 눈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알렉산더 겜린이 서양 출신이기에 이번 아리랑 무대는 동서양이 모두 아리랑의 마음으로 화합하는 느낌도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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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을 연기하는 아이스댄싱 민유라와 겜린 [사진=연합뉴스] |
민유라는 연기를 마친 뒤 “완벽한 연기는 아니었지만 올림픽에서 아리랑을 할 수 있었다는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그렇게 펑펑 울던 한국의 에너지 바이러스 민유라는 이날 울지 않았다. 쇼트때 감격의 눈물은 이날 프리 무대에서 ‘아리랑’을 할 수 있는 티켓을 땄다는 기쁨의 표현이었다.
겜린은 “아리랑이 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민유라는 자신의 모든 올림픽 일정이 끝났음을 일깨우자 “막상 끝나니 쓸쓸하고, 다시 하고 싶다”면서 “응원해 주셔서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리랑을 연기할수 있는 티켓을 얻은 것으로도 이미 만족했던 민유라는 “긴장감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피겨퀸 김연아 선수도 관람하며 감격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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