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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평창 이후 대북정책 주목…틸러슨 “北 말하길 귀 기울이고 있다”
-외신 “틸러슨, 北 신호 기다린다는 것”

-남북관계 어깃장 日 “접촉 중요” 변화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일시적이나마 한반도에 평화무드를 가져온 평창 동계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한반도정세의 핵심축인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미묘한 변화상이 감지돼 주목된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어온데 이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한반도정세는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압박이 되풀이되면서 벼랑 끝으로 치달았던 작년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일단 미국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북정책에 있어서 다소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평창올림픽 개막 전까지만 해도 미국 내에서는 제한적 대북 선제타격을 일컫는 ‘코피 전략’이 흘러나오는가하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방한 기간 탈북민들을 만나고 개막식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꺼리는 등 압박에 치중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개막 이후에는 백악관과 국무부가 북한과 머리를 맞댈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잇따라 대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특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방송 예정인 미 CBS와의 인터뷰 예고 동영상에서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나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그들에게 말할 것이 없기 때문에 많은 메시지를 되돌려보내지는 않는다”면서 “나는 귀 기울여 듣고 있다”며 북한에게 공을 넘겼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들이 나에게 알릴 것이다. 그들이 나에게 알릴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AFP통신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직접적 북미대화에 관여할 준비가 돼있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전후 북한에 대해 냉랭한 반응으로 일관했던 펜스 부통령 역시 귀국한 뒤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우리를 확실히 이해하기를 원한다”면서 “만약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그들에게 미국의 확고한 정책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남북대화 기류에 어깃장을 놓던 일본의 반응도 미묘하게 변한 모습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은 대화를 해도 얻을 것이 없다는 게 한미일의 공통인식”이라면서도 “핵과 미사일을 포기해서 대화의 테이블에 앉으라는 것을 전달하는 의미에서 접촉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본대화에 앞서 예비대화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일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은 대화를 위해 제재 완화 등 당근보다는 최대 압박이라는 채찍을 계속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지금 대화하라고 설득하기 위해 당근을 쓰지 않고 있다. 우리는 커다란 채찍을 쓰고 있다”며 “그들은 이러한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평양을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유인책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공을 북한에 넘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놓고 아직까진 내부적으로 복잡한 수계산을 끝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17일 개인 필명 논평에서 펜스 부통령의 방한기간 행보를 비난하면서 “명백히 말해두건대 할 일을 다 해놓고 가질 것을 다 가진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바빠날(급해질)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이라면서 북미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특사로 남측에 내려보냈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부터 ‘남측의 의중’과 함께 ‘미국 측의 동향’을 직접 보고받고, 남북관계에 국한하긴 했지만 개선ㆍ발전을 위한 실무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는 점에서 조만간 남북관계를 발판으로 북미관계에서도 모종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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