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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러난 남아공 대통령…국고로 사저 호화공사, 비선실세 의혹까지
-‘비선실세’ 재벌가가 장관 인사 개입
-나랏돈으로 사저에 헬기장ㆍ수영장 설치
-사퇴 거부하다 결국 방송서 사임 밝혀



[헤럴드경제] 14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힌 제이콥 주마(75ㆍ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그동안 부패 스캔들로 끊임없이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취임 초부터 무기사업권을 둘러싼 뇌물수수 의혹을 비롯해 돈세탁, 성폭행 의혹 등 각종 비리로 구설수에 올랐다.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장기화하면서 국민의 신임을 잃었다.

지난 2014년에는 거액의 정부 지원금을 투입해 자신의 사저에 헬기장과 수영장, 가축 우리 등을 설치하는 호화공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국고 유용 논란을 빚었다.

비선실세 의혹도 빠지지 않았다. 인도계 유력 재벌인 굽타 일가가 남아공 재무장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굽타가는 1993년 남아공으로 이주한 인도계 재벌 가문이다. 주마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정경유착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비선실세 의혹은 2015년 12월 주마 대통령이 은란라 네네 재무장관을 해임하고 돌연 무명에 가까운 정치인 데이비드 반 루옌을 재무장관 자리에 앉히면서 불거졌다.

루옌이 장관을 맡은 뒤 남아공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졌고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주마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이후 음세비시 요나스 재무차관은 “네네 장관 해임 전 굽타가가 내게 재무장관직을 제의했지만 즉각 거절했다”며 “굽타가가 정부 고위 인사 인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주마 대통령의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자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최근 주마 대통령에게 스스로 물러날 것을 압박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남아공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나에게 매우 불공평하다”며 “누구도 나에게 사퇴할 이유를 얘기해주지 않았다”며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방송 연설에 나선 그는 “남아공 대통령에서 즉각 물러나기로 했다. 당과 지지자들이 내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면 수용해야만 한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09년 취임한 이후 약 9년간 재임한 주마 대통령은 임기 만료 1년 여를 앞두고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그는 이날 사임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작년 12월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이 ANC 대표에 선출된 이후 조기 사임을 종용한 당의 방식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이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주마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당분간 라마포사 부통령이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AFP통신은 의회가 이르면 15일이나 16일 라마포사 부통령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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