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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읽는 서울]“명절에만 봐도 괜찮아”…‘졸업’하고 싶은 부모님들
-서울 60세 이상 가구주 36.5% 자녀와 동거
-자녀 독립 불가ㆍ손주 양육 등 주된 이유
-60.6% “향후에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같이 살만큼 살았다. 이제 명절에서나 제때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양천구 60대 주부)

“도움이 될 나이는 지났다. 결혼으로 서로 ‘졸업’하고 명절에만 밥 한끼씩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중랑구 60대 주부)

서울에 사는 60세 이상 가구주 10명 중 3명 이상은 자녀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독립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인데, 이들 중 60% 이상은 향후 자녀와 따로 살기를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 사는 60세 이상 가구주 10명 중 3명 이상은 자녀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녀와의 동거여부를 떠나 60세 이상 가구주 77.9%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18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가구주 가운데 현재 자녀와 동거 중인 가구주는 36.5%로 나타났다. 60~64세(58.4%), 65~69세(38.3%), 75~79세(28.9%), 70~74세(23.5%), 80세 이상(18.3%)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함께 사는 비율은 감소했다.

자녀와 동거하는 이유로는 ‘자녀의 독립생활이 가능하지 않다’가 49.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비슷한 이유인 ‘손주 양육ㆍ자녀 가사를 돕기 위해’(8.3%) 비율을 더하면 가구주 2명 중 1명 이상(57.3%)은 자녀 뒷바라지를 위해 함께 살고 있는 셈이 된다. 이어 ‘모두 독립생활이 가능하지만 같이 살고 싶다’(31.1%), ‘본인의 독립생활이 가능하지 않다’(11.2%), ‘자녀가 학생 혹은 미성년자다’(0.4%) 등의 순이었다.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이유로는 ‘따로 사는 것이 편하다’(31.1%), ‘독립생활이 가능하다’(27.6%), ‘자녀에게 부담된다’(23.3%), ‘자녀의 학업ㆍ직장 문제로 따로 산다’(9.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현재 자녀와 동거 중인 60세 이상 가구주 60.6%는 ‘향후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동의했다.

‘앞으로도 같이 살고 싶다’(39.4%)와 20.6%p 차이나는 값이다. 지금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60세 이상 가구주를 더해 물어보니 같이 살고 싶지 않다는 비율은 77.9%로 뛰었다.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환경에 만족하는 60세 이상 가구주가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경향은 삶의 질이 높아진 데 따른 부산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부모가 늙을수록 자녀에게 더 의지했지만, 이제는 비교적 사회 관계망이 촘촘해져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업률 상승 등으로 되레 자녀가 부모 발목을 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주모(61ㆍ여) 씨는 “예전에는 자녀가 마지못해 늙은 부모를 모시고 사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부모가 마지못해 다 큰 자녀를 데리고 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통계는 통계청의 2015년 사회조사에 따라 작성됐다. 서울시 전체 표본 가구주 1944명 중 60세 이상 616명을 추출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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