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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엇갈린 감정원과 국민은행의 아파트값 판단…“헷갈리네”
올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꺾였다는 감정원
강남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급등세라는 국민은행
조사방식, 표본 차이가 통계에 영향…“참고만 해야”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단기급등 피로감, 정책 등의 변수로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주춤하다’(한국감정원)

‘각종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KB국민은행)

서울 아파트값에 대해 한국감정원(감정원)과 KB국민은행(국민은행)이 정반대로 판단하고 있다. 감정원은 정부 규제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는 반면, 국민은행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더 커지고 있다고 파악한다. 집값 흐름을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두 기관이 시장 흐름을 엇갈리게 판단하고 있어 정책 당국과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남지역 중개업소 밀집지역.

감정원은 8일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1월29~1월5일) 0.3% 올라 전주(0.31%) 보다 상승폭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1월 들어 아파트값이 계속 올랐으나 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예상액을 발표한 직후인 22일 이후 지난주까지 3주 연속 상승폭 줄었다는 게 감정원의 판단이다. 강남권은 특히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1월 세번째주 기준 0.93%까지 폭등한 강남구 아파트값이 1월 마지막주 0.43%, 이달 첫주 0.24% 주간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단기급등 피로감 및 금리, 정책, 신규입주물량 증가 등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으로 상승폭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서울 아파트값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는 0.33% 올라 전주(0.29%)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1월 마지막 주 잠시 주춤했으나 강남권을 중심으로 다시 뛰고 있다. 특히 송파구는 한주 사이 0.85%나 올랐고, 강남구(0.62%), 강동구(0.61%), 서초구(0.34%) 등 강남권 아파트값은 모두 무서운 상승 흐름을 보였다. 정부가 강남권 아파트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각종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 공식 시세기관인 감정원 통계와 주택담보 대출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국민은행의 통계가 서로 엇갈린다는 지적은 종종 있었다. 예컨대 지난 1월 인천 아파트값은 감정원 기준으로는 0.01% 하락했지만, 국민은행에 따르면 0.04% 올랐다. 같은 시기 고양시 아파트값도 한국감정원 자료로는 0.2% 하락했지만, 국민은행 기준으로는 0.03% 상승했다.

두 기관의 통계 결과가 이처럼 차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사방식과 표본의 차이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단 감정원은 소속 직원들이 현장을 돌면서 시세를 조사한 뒤, 실거래가, 거래량 등을 고려해 통계를 산출한다. 조사원들의 시장 판단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국민은행은 협약 맺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제공하는 시세를 바탕으로 가격을 뽑는다. 호가(부르는 값)가 반영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두 기관 모두 표본조사를 한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국민은행은 6400여개 단지, 감정원은 2200여개 단지를 표본으로 선정해 조사한다. 얼핏 국민은행의 표본이 많아 시장 상황을 더 잘 보여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어떤 표본을 선정했는지가 더 중요한데, 국민은행 표본에는 비싼 아파트 단지가 많아 평균 시세가 좀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매주 각 기관마다 내놓는 주택 통계를 보며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있지만, 주택통계의 품질을 얼마나 신뢰할만한 지에 대해선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객관적인 통계 작성을 위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 각 기관이 내놓는 작은 수치 변화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며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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