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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개막] 차분했던 올림픽 남북 협상
[헤럴드경제= 김유진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일본 아베정권의 견제가 계속된 가운데 진행된 ▷남북대화 ▷남북-IOC 간 3자 대화 ▷주변국에 상황을 설명하는 한미, 한중, 한일 양자 막전 막후 대화는 차분했고 성공적이었다.

단순한 북한 예술단, 응원단, 선수단의 방남을 넘어, 동북아에서 벌어지던 긴장상황을 다소 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8일 강릉 공연을 마친 북한 예술단 [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소득은 ‘차분함’이다. 지금까지 남북대화는 양보없는 평행선, 거친 고성과 보이코트 등이 주를 이뤘는데, 이번 경우 다소의 잡음은 있었지만 대체로 ‘이성적인 면’, ‘신중함’이 엿보였다.

미국도 외교적 언사의 수위를 낮췄고, 훈련을 연기했으며, 북한도 열병식, 발언의 강도 등에서 수위를 낮췄다.

8일 1차공연을 마친 예술단 레파토리를 두고도 주변국과 한국내 보수세력들의 반발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남북은 2~3주간 협상과정에서 숙고를 거듭했다. 북한 예술단이 가수 이선희의 ’J에게‘를 불렀다고 해서 북측 누군가를 연상한다면 소아병적인 행태이다.

분위기를 만드는데 IOC의 공로가 적지 않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한반도 정세 관련 일부 국가의 평창 동계올림픽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작년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징후는 없으며,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플랜 B는 없다”고 천명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2017년 11월 3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22차 ANOC 총회 기조연설에서 “평창올림픽을 선수와 참가자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평화올림픽이자 안전올림픽으로 만들 것”이라고 발표하며 안전 우려 해소에 나섰다.

유엔까지 평창-평양 간 평화를 거들었다.

작년 11월 1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제72차 유엔총회에서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193개 회원국 중 역대 최다인 157개국의 공동 제안을 통해 표결 없이 회원국들의 합의로 채택되었다.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을 통해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 건설’이라는 제목의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안 주요 내용은 △올림픽 기간 전후(개최 7일 전부터 종료 7일 후까지) 적대행위 중단 촉구 △스포츠를 통한 평화, 개발, 인권 증진 △평창 대회를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평화분위기 조성 기대 등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실현할 마지막 관문이었던 북한 참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평화올림픽 구현 5대 구상*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또한 7월 6일 베를린에서 발표한 ‘한반도 평화 구상’에서는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여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 가는 계기로 만들 것을 북한에 제안”하였고, 8월 15일 광복절 축사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이 평화의 길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 조직위원회, IOC는 북한 참가를 위한 면밀한 준비를 하였고, 2018년 새해가 밝으면서 북한 참가에 대한 논의에 가속도가 붙게 되었다.

그러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과욕‘이었다는 논란에 직면했다. 날이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 상당수의 마음도 누그러진 것 같다.

다 좋은데, 평창 발 평화에 빠진 것이 있다. 남북, 동북아 긴장감 해소에 몰두한 나머지, 예멘, 남수단, 미얀마, 시리아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문제와 강자의 약자에 대한 탄압 등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보다 폭 넓고, 통 큰 ’평화‘여야 했다는 지적이 들린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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