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8 평창] 얼음판 위에서 평화는 없다…우리의 주적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얼음판 위 경쟁자 앞에선 평화란 없다. 경기가 끝나고 함께 평화를 구가할 지언정.

한국 선수들이 금빛 질주가 순항하려면 걸림돌, 즉 숙적들을 물리쳐야 한다. 우리가 아성을 지키다 강력한 도전자가 생긴 경우 수성을 해야 하고, 최근 성적이 역전된 경우 왕좌를 탈환해야 한다.

한국팀이 서전을 장식한 믹스더블 처럼 신설종목은 우리의 경쟁자가 누구인지 몰라 매 경기 긴장해야 한다.

어떤 종목은 한국 선수가 다크호스 되어 우승후보들의 허를 찌르려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얼음판, 눈밭 위 라이벌에겐 경기가 끝날때까지 평화가 없다. 

사진=이승훈의 라이벌 네덜란드 크라머 [연합뉴스 제공]
이승훈-크라머= 신설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의 금메달이 유력시 됐으나 갑자기 장거리 세계 제왕,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이 종목 출전을 선언하면서 큰 복병이 생겼다.

기존 크라머의 주종목은 5000m와 1만m, 팀추월이다. 크라머의 도전에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은 여유롭다. 이승훈은 “너무 좋다.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매스스타트는 그렇다”고 말했다.

크라머로서는 어떤 종목에서든 이승훈을 이기고 싶은 열망이 있다. 2010 밴쿠버 올림픽 1만m 경기에서 크라머가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지만, 코스 반칙으로 2위인 이승훈에게 금메달을 헌납했기에 이승훈만 생각하면 이기고 싶어지는 것이다.

둘은 5000·1만m와 팀 추월에서도 경쟁한다. 둘이 경쟁하는 사이 5000m,1만m 세계신기록은 캐나다의 테드-얀 블로만(32)이 세웠다. 두 종목의 강릉 빙상경기장 신기록은 모두 크라머가 갖고 있다.

사진=최다빈이 벼르는 러시아 메드베데바 [연합뉴스 제공]
최다빈 “그들이 허를 찌른다”= ‘피겨 퀸’ 김연아가 4년전 세계인이 분노한 러시아 홈 선수 편파판정 속에 올림픽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빙판을 내려온 뒤, 피겨 여자 싱글 부문은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4년전 당시 들어보지도 못했던 소트니코바는 홈팀 러시아의 도핑으로 얼굴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그럴듯한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당시 제대로 판정이 됐다면 무명의 선수가 일약, 은메달, 동메달까지는 땄다는 평가를 받았을지 모른다.

현재 이 부분은 러시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와 같은 나라 후배 알리나 자기토바(16)가 정상을 놓고 겨룬다. 메드베데바가 좀 우세한가 싶더니 자기토바가 최근 대회에서 1위에 올랐다.

메드베데바는 부상을 겪었다. 회복세라고는 하지만 전성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자기토바는 멘탈이 검중되지 않아 올림픽 처럼 큰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지 지켜봐야 한다.

상승세의 최다빈(18)이 그들의 허를 찌르겠다고 벼른다. 메달권 문턱까지 진입한 최다빈은 부담없이 기량을 펼쳐, 두 경쟁자를 압박할 계획이다.

사진=이상화의 경쟁자 일본 고다이라 [연합뉴스 제공]
이상화-고다이라 나오=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기록 보유자이다.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일본의 고다리라 나오가 자신의 최고 기록에 근접하며 월드컵을 내리 제패하고 있다.

고다이라는 7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여자 500m 연습경기에서 37초 05로 13명 선수 중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는 4년 전 소치올림픽 때 이상화가 세운 기록(37초 28)을 넘어섰다. 물론 비공식 기록이다. 선수들 마다 비공식적으론 세계기록을 가끔 넘는다.

이상화는 이날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근년들어 열린 월드컵에서 1위 고다이라, 2위 이상화의 순위를 유지되고 있지만, 기록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 고무적이다. 이번 강릉에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둘은 중학교 때부터 가깝게 지낸 사이이다. 고다이라는 한국 인사말도 할 줄 안다. 그러나 경기장에 들어서면 평화는 잠시 묻어둔다.

사진=윤선빈에 세계1위 뺏긴 라트비아 두쿠르스 [연합뉴스 제공]
믹스더블, 스켈레톤, 쇼트트랙= 이번 대회에서 새로 생긴 6개 종목은 누가 라이벌인지 알수가 없기에 긴장의 연속이다. 동계스포츠 강국 핀란드와의 경기에서 서전을 장식한 컬링 믹스더블의 장혜지-이기정 조는 낙승하는 듯 하다가 중반부에 1점차 추격을 당하기도 했다. 얕볼 상대가 하나도 없다.

윤성빈에게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를 내준 라트비아의 두쿠르스가 7일 한국 슬라이딩센터에서의 연습을 시작했다. 윤성빈에 비해 새로운 경기장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평가 기관들은 윤성빈, 두쿠르스의 우승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홈 경기장을 쓰는 윤성빈이 유리하지만 긴장을 풀수는 없다.

사진=한국 쇼트트랙팀이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팀의 실력보다는 반칙이다. 중국팀 판커싱 연습장면. [연합뉴스 제공]

쇼트트랙의 심석희는 그간 경쟁자들의 방해공작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팀의 금메달을 지켜냈다. 쇼트트랙 성공의 관건은 역시 중국팀의 교묘한 반칙이다.

특히 판커싱은 ‘나쁜 손’으로 국제 쇼트트랙계에 악명이 높다. 자국 국민 일부 조차 그의 경기운영에 대해 비판해 눈길을 끈다. 7일 연습에 나선 판커싱은 특유의 큰 손동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영국, 캐나다 선수들도 판커싱의 교묘한 반칙에 혀를 내두른다. 평화를 깨는 중국 여자 쇼트트랙팀의 반칙에 대해 동맹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