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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올림픽 경기장 밖에도 ‘국가대표’가 있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역대 동계 올림픽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92개국 총 2925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선수들 만큼이나 구슬 땀을 흘리며 ‘경기장 밖 국가대표’를 자처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잠보니’를 운전하는 기사인 캐나다의 아트 존슨과 미국의 애덤 스턴 등 8명의 기사들이 그렇다. 잠보니란 얼음을 갉아내고 다시 물을 뿌려 얼리면서 빙판을 평평하게 만드는 정빙기다.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정빙기 2대가 나란히 얼음표면을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처음 참여한 존슨은 평창 올림픽에 와달라는 제의를 받고 캐나다를 대표해 한국으로 왔다. 올해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아 밴쿠버 올림픽 때처럼 캐나다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대는 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존슨은 나름대로의 보람을 느낀다. 존슨은 “아이들이 정빙기를 보고 신기해하며 흥분할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존슨과 함께 아이스하키장과 스케이팅장 등을 관리하기 위해 평창올림픽을 찾은 미국인 애덤 스턴도 “처음 평창에 와 달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 올림픽 정빙기 팀에 속한단 생각에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면서 “슈퍼볼 경기 날짜와 겹치긴 하지만 올림픽을 위해서라면 포기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의 트랙 위 얼음을 얼리고 직접 손으로 굴곡을 깎는 ‘아이스메이커’ 김창환 매니저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 2의 국가대표 선수다. 평창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처음으로 슬라이딩센터가 생기자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를 관리할 국내 전문가를 양성하게 됐고, 그때 합류한 아이스메이커 중 한 명이 바로 김 매니저였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동참하고 싶었던 김 매니저는 프랑스 라플라뉴 트랙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트랙에서 한 달간 생활하며 집중적으로 일을 배웠다. 비록 얼음을 깎고 트랙을 청소하는 일까지 직접 해야 하는 등 고된 시간이지만 ‘국가대표’로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식 스태프는 아니지만 자발적인 봉사를 통해 국가대표를 자처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소아과 의사 전윤택 박사는 피겨스케이팅과 단거리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내 의료 지원팀에 합류한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 능통한 전 박사는 운동선수와 의료진들을 위한 통역사로 봉사하며 미국을 대표해 모국 한국과 미국의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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