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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장밋빛 지표 뒤에 숨은 일자리 절벽
수출이 지난해 기저효과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여전히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올들어1월 수출액은 492억1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했다. 역대 1월 수출 가운데 최대 실적이며 지난해 12월 수출 증가율 8.9%보다 상승 폭이 크다. 지난 9월 이후 4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이고 15개월 연속 오름세다. 무역수지는 37억2000만 달러 흑자다. 이건 72개월 연속이다. 지난해 3.1%의 성장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이같은 장밋빛 지표 뒤에는 일자리 절벽이 여전하다. 일부에 편중된 호(好)성적이기 때문이다. 1월 수출 호조의 주역은 반도체다. 96억9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거의 20%를 차지했다. 반도체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한 산업이다. 매출과 수익에비해 고용창출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고용에 좋은 제조업, 특히 광공업엔 그림자가 짙다. 정부가 그렇게 노력해도 청년 고용이 개선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다. 통계청의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은 12월에 전달보다 0.5% 감소했다. 자동차ㆍ기계장비 등 제조업의 하락이 원인이다. 그러면서 제조업평균 가동률도 0.7%p 하락한 71.9%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 기계류가 늘면서 14.1% 증가했다. 가동률이 낮은데 투자가 늘어난다는 건 자동화 진행이 빠르게 일어난다는 얘기다. 인력 수요는 오히려 줄어든다.

이 뿐만이 아니다. 광공업 전반적으로 체감경기가 식어간다. 덩치가 큰 업종에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업종 전반의 체감경기 파악에는 더 유용한 지표로 생산확산 지수가 있다. 50이 넘으면 전월보다 생산이 증가한 업종이 많아 체감경기가 비교적 좋다는 의미지만, 반대로 50 미만이면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이 광공업 생산확산지수가 9개월째 50 아래에서 맴돈다. 거의 1년 가까이 생산 감소업종이 더 많다는 의미다. 2016년과 비교하면 놀랍게도 체감경기 상황은 더욱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2016년 광공업 생산확산지수가 50 이상을 기록한 달은 1년의 절반인 6개월이었다.

일자리 특히 질좋은 일자리는 제조업에서 만들어진다. 제조업 생산과 광공업 체감경기가 이처럼 부진한 상황에선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길은 간단하고 쉽다. 기업들이 춤추게 만들면 된다. 가장 빠른 길은 규제완화다. 더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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