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뻔함에서 벗어난 외식…손님은 ‘제3의 음식’ 찾는다”
썬앳푸드 정회재 본부장의 외식 철학

포화된 외식시장, 세분화된 메뉴·타깃필요
‘에스닉푸드’ 등 이국적 맛에 고객 흥미
정통 스테이크점 ‘텍사스 데 브라질’
쓰촨요리 전문점 ‘시추안 하우스’ 등 론칭

파리의 낭만보다 치명적인 매력은 남미의 열정이렸다. 그 중에서도 브라질은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남미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요즘 미각 노마드족 사이에서 이 브라질 요리가 인기다.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도 ‘고기테리언’으로 만든다는 이곳, 브라질 정통 스테이크 슈하스코(Churrasco)를 선보이는 ‘텍사스 데 브라질’이다.

이 낯설고 신선한 ‘브라질의 맛’을 들여온 이는 따로 있다. 썬앳푸드 마케팅 영업본부 정회재 본부장이다. 그를 최근텍사스 데 브라질 서울 센트럴시티점에서 만났다. 진부하지 않은 외식 트렌드 전망이 그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

썬앳푸드의 마케팅 영업본부 정회재 본부장. 그는 정통 브라질 스테이크 전문점 ‘텍사스 데 브라질’과 쓰촨요리 전문 ‘시추안 하우스’, 모던 중식 ‘모던눌랑’등의 브랜드를 론칭했고 ‘매드포갈릭’과 ‘비스트로서울’ 홍콩점을 오픈하며 썬앳푸드를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키워가고 있다.

“일본에 갔을 때였어요. 우리보다 3~5년은 앞서가는 외식문화를 가진 일본에서 브라질 음식점이 늘어나는 걸 보고 감을 잡았죠. ‘바바코아’(브라질 스테이크 전문점)에 줄을 선 일본인들을 보고 ‘이건 되겠다’ 싶었죠. 직접 먹어보니, 다양한 양질의 고기를 숯불에 구워 그 자리에서 서브하더라고요. 불맛나는 숯불구이, 불고기, 바비큐 등 고기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이라면 슈하스코를 좋아하겠단 확신이 들었습니다.” 

텍사스 데 브라질 반포 센트럴시티점

5년간의 준비 끝에 그는 지난 2015년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론칭한 브랜드 텍사스 데 브라질을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상륙시켰다. 감도 높은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텍사스 데 브라질은 몰려드는 손님들로 매일 677.7㎡(205평) 150여 좌석이 가득 찬다. 예약률(연말 기준)은 89%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등 총 15가지 부위의 슈하스코를 1.2m 길이의 쇠꼬치에 꿰어 하드 차콜(Hard Charcoal) 직화로 굽는다. 카버(Carver ㆍ전문조리사)는 손님 앞에서 직접 고기를 카빙한다. 고깃덩어리의 압도적 위용에 놀란 손님들은 육즙 가득한 쫄깃함에 또 한번 놀란다. 잊었던 육식본능 조차 꿈틀대게 한다는 평이다. 레스토랑 한 가운데에 자리한 샐러드 바에는 파인애플을 얇게 썰어낸 파인애플 카르파치오, 먹는 꽃봉오리 아티초크, 콩과 고기를 끓인 스튜 페이조아다 등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브라질 요리 50여 가지도 즐길 수 있다.

정 본부장이 몸담고 있는 썬앳푸드는 1996년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1세대인 글로벌 프랜차이즈 ‘토니로마스’를 시작으로 외식업계에 데뷔했다. 이후 1.5인분 넉넉한 양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스파게띠아’를 비롯, 정통 이탈리안에 마늘을 이용한 ‘매드포갈릭’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외식시장서 탄탄한 마켓셰어를 지켜왔다. 현재 썬앳푸드는 텍사스 데 브라질을 비롯해 비스트로 서울, 시추안 하우스, 식당돈, 모던눌랑, 매드포갈릭(글로벌) 총 6개의 브랜드를 운영한다.

1997년 베니건스로 외식업계 발을 들인 정 본부장은 CJ푸드빌을 거쳐 2002년 썬앳푸드에 합류했다. 토니로마스, 매드포갈릭 1호점의 점장을 역임하며 고객 접점의 최전방서 현장의 감(感)을 높였다. 이후 마케팅 영업본부 본부장으로 영역을 넓혀 신규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일반적인 한식, 중식, 양식으로는 더 이상 외식 트렌드를 이끌 수 없어요. 고객 수준이 높아지고 외식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좀 더 세분화된 메뉴, 타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혼밥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외식과 가성비ㆍ가심비 등 가치 소비에 맞는 에스닉푸드(Ethnic foodㆍ제3세계 음식), 특정 메뉴로 세분화된 전문식당,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재탄생한 음식이 고객의 흥미를 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의 판단은 실제 브랜드로 현실화 되고 있다. 에스닉푸드인 텍사스 데 브라질 외에도 그가 탄생시킨 브랜드는 주류의 ‘뻔함’에서 벗어나 있다. 

시추안 하우스에서 선보이는 비프 마라탕.

중국 쓰촨의 매운맛을 선보이는 ‘시추안 하우스’(2009), 서울의 멋과 라이프를 모던한 담음새로 내는 한식 ‘비스트로 서울’(2010), 1930년대 상하이 신여성 콘셉트로 구현된 차이니즈다이닝 ‘모던눌랑’(2015) 등을 론칭시켰다. 콘셉트 기획부터 인테리어와 메뉴, 마케팅 모두 정 본부장의 브랜딩 솜씨다.

매년 30% 가량의 신장률을 이어가는 썬앳푸드는 올해 2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상반기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텍사스 데 브라질 외에도 시추안 하우스, 모던눌랑의 국내 매장 확장과 해외 론칭에 성공한 매드포갈릭을 비롯해 비스트로 서울, 식당돈의 글로벌 매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모던중식을 선보이는 모던눌랑 반포 센트럴시티점.

“2018년은 국내 사업, 해외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의 균형을 맞춰 재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썬앳푸드는 균일한 하이퀄리티를 위해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소스부터 전처리까지 현장에서 셰프가 조리하는 쿠킹온스팟(Cooking on spot)을 지켜가겠습니다. 또 매장을 찾는 모든 고객이 맛있는 음식과 환대로 행복한 추억 만들 수 있는 외식 기업이 될 것입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