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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면 “이야아~~옹” 울음 14만마리 친구와의 '동거' 대책

중성화 한계…급식소 등 대안
서울시, 건전한 돌봄문화 유도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28ㆍ여) 씨는 집 주변 골목길로 갈 때마다 심호흡을 한다. 불쑥 나타나는 길고양이 탓에 깜짝 놀란 적이 있어서다. 김 씨는 “일부 길고양이는 밤에 아기 울음소리를 내고 쓰레기통을 헤집는 등 불편함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길고양이로 인한 서울시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울음소리가 잠을 방해하고, 쓰레기봉투를 뜯는 등 생활에 불편을 준다는 내용이다. 이를 줄이고자 서울시도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 등과 함께 임시방편으로 중성화(TNR) 사업을 진행 중이다.

24일 서울시의 ‘길고양이 서식현황 모니터링’을 보면 작년 기준 시내 살고 있는 길고양이는 모두 13만9000여마리(추정)다. 차 밑과 주택 지하공간에도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등 비교적 유한 성격으로 25개 자치구에 골고루 퍼져 서식 중이다.

길고양이로 인한 민원 수는 지난 2015년부터 작년 9월까지 모두 2만6328건이다. 이 가운데는 붙잡아 안락사 처리를 하라는 동물 혐오성향의 요구도 있다. 같은 기준 들어온 동물 관련 민원 수(5만402건)의 52.2% 수준으로, 하루 평균 26.2건 접수된 셈이다.

다수 동물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길고양이는 일부 예민한 사람과는 친해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린다. 종종 다른 길고양이와 영역다툼을 벌이고, 때때로 발정기가 되면 호전성이 높아져서다. 

중성화 수술 이후 풀어주면 이런 문제들이 크게 나아진다고 하나, 서울시가 중성화를 실시하는 고양이는 한 해 9000마리가 채 되지 않는다. 2011년부터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진행 중이지만 작년 기준 중성화율이 26%(추정)밖에 되지 않는 까닭이다.

시는 포획에 시간이 걸리고, 중성화 수술도 국ㆍ시비를 투입해야하는 만큼 대량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입장이다. 다만 관련 예산은 지난 2012년 2억5000만원에서 작년 6억원, 올해 9700마리 중성화를 목표로 8억6000만원을 배정하는 등 점차 늘려가고 있다.

서울 자치구와 일부 기관은 사람과 길고양이의 공존 대안으로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 중이다. 이는 길고양이에게 주기적으로 먹이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현재 시내에는 5개 공원 32개소, 5개구 98개소에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다. 61개소를 운영하는 강동구는 “설치 이후 길고양이 관련 불편 민원이 지난 2014년 78건에서 2016년 21건으로 크게 줄었다”며 효과를 설명했다.

이밖에 올해 2ㆍ3ㆍ9ㆍ10월 중 ‘길고양이 중성화 날’을 정해 수의사와 함께 길고양이 밀집지역에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관련 캠페인을 벌이는 등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모든 사업은 공존에 방점을 둔다”며 “건전한 길고양이 돌봄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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