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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림의 시승기]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험한 길 탈출 능력 탁월…정숙함 ‘일품’ 투박한 디자인·딱딱한 승차감 옥에 티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널찍한 데크가 달린 픽업트럭은 기자의 눈엔 모로 봐도 투박하고 멋없는 ‘짐차’였다. 미국 할리우드(Hollywood) 영화나, 한적한 교외에서나 볼 법한 차량이었지 오너 드라이빙 용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여자에겐 더더욱 말이다.

그러나 지난 17일 경기도 가평에서 만난 쌍용자동차의 4번째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는 기자의 이러한 편견을 어느 정도 걷어내주는 차량이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좀 더 본격적으로 레저를 즐기려는 이들을 겨냥해 출시된 ‘전문적인 레저용 차량’이란 느낌이 강했다.

온로드를 달리는 렉스턴 스포츠 [제공=쌍용자동차]

이날의 시승 코스는 가평 소남이섬을 출발해 충효로, 서울 양양고속도로, 구룡령로와 설악로 등 고속 주행 구간과 와인딩 코스를 포함한 왕복 83㎞로 이뤄졌다.

시승에 앞서 렉스턴 스포츠의 외관을 살펴봤다. 2012년 출시된 구형 코란도 스포츠보다 확연히 커진 덩치가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코란도 스포츠보다 더 길고 넓고 높아져, 전장x전폭x전고가 각각 5095x1950x1840㎜이며 휠베이스는 3100㎜라고 쌍용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크기는 커졌지만 모양은 세련돼졌다. 전면부 그릴의 숄더윙 라인부터 헤드램프까지 이어지는 모양새가 G4렉스턴을 꼭 닮았다. 그러면서도 그릴 중앙에 크롬라인을 넣어 차별화를 꾀했다. 전면부만 봐서는 픽업트럭 보다는 SUV같다는 인상이 강했다.

다만 측면부 디자인은 픽업트럭의 ‘한계’를 벗어나진 못했다. 트렁크가 아닌 데크가 장착된 탓에 탑승공간에서 적재공간으로 이어지는 선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기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그럼에도 그 비율이 좀 어색했다. 탑승공간과 적재공간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후면부는 역사다리꼴 형태의 리어램프를 넣어 미국적인 감성을 물씬 살리면서도 역동성을 강조한 듯 해 인상적이었다.

데크의 경우엔 1101리터, 무게로는 400㎏까지 적재가 가능하며, 12V 120W의 파워아웃렛을 적용해 캠핑 시 전력 공급을 가능케 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쌍용차 관계자는 “꽃집을 운영하는 젊은 여성 분들이나 레저를 좋아하는 20~30대들 사이에서 의외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운전석에 탑승한 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픽업트럭임에도 불구하고 가솔린 차량 못지 않은 정숙함에 놀랐다. 일단 가속페달을 밟자 차량은 가볍게 앞으로 나아갔다. 스티어링 휠도 가볍게 세팅이 된 모양인지 여성 운전자인 기자에게도 무겁거나 불편하단 느낌은 없었다. 다만 비포장 도로 주행에서 차가 흔들릴 때 스티어링 휠이 묵직하게 잡아주는 느낌은 부족해, 이 점은 아쉬웠다.

e-XDi220 LET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렉스턴 스포츠의 최고 출력은 181마력, 최대토크는 40.8㎏ㆍm. 저속 주행에서는 조용하면서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해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옥의 티’는 고속 주행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힘을 주자 차량은 다소 힘에 부친 모습을 보였다. 100㎞ 가량은 무난하게 도달했지만 그 이상의 고속 주행을 즐기기엔 다소 무리인 듯 보였다. 저속 주행에선 느낄 수 없었던 풍절음도 귀를 따갑게 했다.

렉스턴 스포츠의 진가는 온로드가 아닌 오프로드에서 드러났다. 온로드 시승이 끝난 뒤 소남이섬 일대에 마련된 15개 안팎의 언덕경사로, 자갈길, 모래웅덩이, 빙하, 모굴, 사면경사로 등의 코스를 약 15분 가량 체험했다.

모래웅덩이와 통나무 범피 코스 등 굴곡이 심한 노면에서도 렉스턴 스포츠는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30도 이상의 급한 언덕 경사로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시속 20~30㎞의 속도로 천천히 내려올 수 있도록 저속주행장치(HDC)가 작동됐다. 다만 험로에서의 주행성능과 별개로 차량이 지나치게 딱딱해 노면의 요철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한편 렉스턴 스포츠의 가격은 2320만~3058만원.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불과하고 개인 사업자 부가세 환급(차량가격의 10%)까지 받을 수 있어, 가성비 갑(甲)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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