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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이더스를 가다 ①] 오프라인 다 허덕이는데…‘나홀로 선전’ 이유 뭐지?
-오프라인매장 정체 속 트레이더스 27% 성장
-연회비 면제, 상품 차별화 등이 비결로 꼽혀
-복합문화공간 정착 기능도 경쟁력에 한몫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동네 아기엄마들 모이는 (인터넷)카페에서 얘기듣고 와봤어요. 여기서만 파는 거 몇 개 추천해주길래 적어왔죠.”

지난 19일 오후, 이마트 트레이더스 김포점에서 만난 최수현(37ㆍ여) 씨는 3살 아이를 카트에 태운 채 식품 매장을 둘러보는 중이었다. 정육코너에 멈춰선 최 씨는 양념 토시살 한 팩을 주저없이 카트에 집어넣고 자리를 떴다. 카트엔 추천받은 품목인 듯 보이는 대용량 모닝롤과 베이글도 담겨있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비회원제, 차별화된 상품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 정체 속에 성장해가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김포점 내부.

개장 한달 째를 맞은 트레이더스 김포점은 주말을 앞두고 활기넘쳤다. 오프라인 판매점의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는 신규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더스 매출은 1조5213억원으로 전년보다 27.2% 뛰었다.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매출(11조6828억원)이 3.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고객 5명 중 2명은 연회비가 없다는 점을 트레이더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외국계 창고형 할인점은 대체로 2만~3만원 수준의 연회비를 내는 회원제인 반면, 트레이더스는 비회원제로 운영된다. 결제수단에도 제약을 두지 않아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트레이더스 김포점 신선식품 매장 내 냉각팬 시스템.

상품 구성이나 판매 방식을 일반 할인매장과 차별화한 점도 트레이더스 만의 강점이다. 이 점이 김포지역 대형마트 6곳(이마트 2곳 포함)과 포지션이 겹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라고 매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체 상품의 절반은 해외 수입상품이다. 블루아가베시럽 등 일반 마트에서 보지 못한 직수입 제품이 눈에 띄었다. 또한 이마트 ‘노브랜드’, ‘피코크’처럼 트레이더스도 자체브랜드(PB) ‘트레이더스 딜’ 제품 100여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PB상품 ‘에어프라이어’는 사흘만에 3000대가 완판된 데 이어 최근까지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와인 코너에선 그랑리제르바급의 트레이더스 7주년 기념 와인이 1만9980원에 판매 중이었다. 

트레이더스 김포점 내 정육 코너. 고기 해체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작업공간이 통유리로 돼있다.

이 밖에도 트레이더스는 ‘로드쇼’를 통해 매주 또는 격주 단위로 국내 미입점 브랜드나 마트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김포점에선 보쉬 전동공구, 템퍼 매트리스 등의 로드쇼가 진행됐다.

박홍규 트레이더스 김포점 고객서비스1팀장은 “얼리 인 얼리 아웃(Early In-Early Out) 전략 하에 일반 할인점보다 상품을 빨리 들어오게 하고 판매를 빨리 진행해 매장이 계속 선순환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트레이더스 김포점 2층에 위치한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 마트’.

가공식품과 달리 제품 차별화가 어려운 식품 등은 품질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신선식품 매장에 들어서자 냉기가 훅 달려들었다. 제품 신선도를 위해 120평 규모 매장 곳곳에 냉각팬을 설치해 실내온도 15도를 유지했다. 정육매장은 고기 해체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을 볼 수 있게 작업 공간을 통유리로 꾸몄다. 호주산 청정우 시식코너에서 만난 한 40대 여성 고객은 “트레이더스 고기 질이 좋다고 들어서 동네에 (트레이더스가) 생긴 뒤로 자주 오고 있다”며 “품질이나 위생 등에서 더 신뢰가는 면이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가 단순 구매처가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도 트레이더스의 경쟁력은 돋보인다. 아이와 함께 나온 젊은 부부들은 건물 곳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1층 카페에선 트레이더스의 간판 메뉴인 ‘트레이더스 피자’와 함께 외식을 즐기는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2층에 위치한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 마트’에는 젊은 남성들이 유독 붐볐다. 부모 뒤를 따르는 아이들의 시선은 VR게임 코너에 꽂힌 채였다.

박 팀장은 “김포시 인구가 다른 지역보다 젊은층이 3%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창고형 매장 경험이 있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고 차별화된 상품에 대한 욕구도 젊은층이 더 큰 경향이 있어 이 지역에서 트레이더스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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