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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주권익보호·투명성 강화…대세가 된 ‘주주친화 경영’
SK 주총 계열사별 날짜 분산
현대차 사외이사 주주 공모
삼성·롯데는 배당 환원 확대
일부선 투자여력 저하 우려


주요 기업의 ‘주주 친화’ 경영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들이 주주 권익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잇달아 시행하고 있다.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책임 경영’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과도한 주주 환원 정책이 자칫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도 개선으로 주주 편익ㆍ경영 투명성 강화=SK그룹과 현대차는 18일 동시에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했다.

SK는 대기업 지주사 중 처음으로 계열사별 주총을 분산 개최키로 했다. 복수의 회사가 동시에 주총을 열어 주주 참여가 제한되는 기존 ‘수퍼주총데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주주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작년 12월에는 전자투표제도 지주사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상반기에 창사 이래 최초로 1491억원에 달하는 중간 배당을 실시했고, SK케미칼은 지난해 지주사 전환 발표와 함께 보유 자사주(13.3%)의 8.0%를 소각하고 5.3%를 매각했다.

현대차그룹은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투명경영위원회 내에서 주주권익 보호를 담당하는 사외이사 후보를 국내외 일반 주주로부터 공모를 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주주권익담당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현대글로비스를 시작으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기존 주주권익담당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2019년에, 현대모비스는 2020년에 신규 제도를 도입한다. 국내 주요그룹 중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주주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를 선임해 운영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이다.

효성과 태광 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며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작년 초 지주사 전환을 발표한 효성그룹은 같은해 9월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내놨다. 투명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주)효성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 3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태광그룹은 최근 이호진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를 대거 합병하며 지배구조단순화 및 일감몰아주기 해소에 적극 나섰다.

▶주주 이익 제고 ‘바른 방향’이지만…투자여력 저하ㆍ정권 눈치 지적도=주주 이익을 제고하기 위한 배당성향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막대한 현금 배당을 약속하며 주주 환원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작년 10월 삼성전자는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하겠다는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배당 규모는 9조6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배 늘어날 예정이다.

롯데그룹 역시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4곳의 배당 성향을 2배 이상 확대한다. 4개사는 앞으로 최근 2년 평균 배당성향(12∼13%)의 2배 이상인 30%까지 배당성향을 높이고, 중간 배당도 시행할 계획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대기업들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본격 나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업의 주인인 주주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은 시장경제 체제 아래서 당연하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국내 대기업들이 주주 친화 정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일자리는 부족하고 글로벌 기업간 경쟁은 치열해지져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할 상황에서 다소 과도한 주주 환원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며 “외부로부터의 압박도 무시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ㆍ손미정 기자/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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