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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 카페]반려동물을 통해 본 철학…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양이가 창문 밖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걸 보면 가슴 한 쪽이 아릴 때가 있다. 그가 속했던 야생의 세계에 대한 원초적 그리움이 있을 거란 생각과 느낌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감수성이 고양이에게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본능적으로 자신의 사냥감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갖는 흔한 착각이다. 런던 칼리지 런던의 레이먼드 게이타 도덕철학 명예교수도 ‘철학자의 개’(돌베개)에서 비슷한 경험을 들려준다. 자신이 키우는 나이든 개, 집시가 훨씬 어리고 공격적인 개 앞을 지날 때, 움츠리고 피하면서 흘깃 자신을 바라보던 눈에서 죽음의 필연성에 대한 어떤 비애감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동물은 죽음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들, 예컨대 자아와 미래 개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없고,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할 수 없다는 게 철학자들의 주장이다. 일정부분 양보해 동물이 죽음을 현실적으로 자각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죽음에 대해 성찰하진 않기 때문이다.

생명과 윤리, 개체성과 타자성, 실재와 믿음 등 철학의 주제는 다가가기 쉽지 않다. 일상에서 쓰는 언어의 오류와 모호함을 제거하고 부정하고 넘어서면서 가야하는 철학의 사유방식이 낯설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개나 고양이, 새 등과 맺는 일상적 관계로부터 자연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이끌어내고 ,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는다. 스토리텔링과 철학적 성찰을 뒤섞은 독특한 글쓰기를 통해 동물과 인간의 우정, 동물의 고통, 삶과 죽음의 문제, 과학이 동물에 대해 말하는 방식 등의 주제를 사려깊게 펼쳐내 철학의 문턱을 조금 수월하게 넘을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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