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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안에 향기 가득한 연잎밥비트로 물들인 아삭한 연근다음은…연꽃잎 茶입니다
연(蓮)은 버릴 게 거의 없다. 부엌에선 연을 각 부위별로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연의 줄기(연근)은 이미 훌륭한 반찬거리 반열에 올랐다. 커다란 잎으로는 연밥을 만들 수 있다. 꽃잎은 잘 말려서 차(茶)로 우려 마신다. 이른바 ‘전천후’ 식재료인 셈이다.

성탄절 연휴를 앞둔 지난달 19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센터 맛동에서 ‘가나다 밥상’ 쿠킹 세미나가 열렸다. 가나다 밥상은 서울시,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건강한 음식과 식재료를 주제로 요리연구가와 농부들이 강연과 시식을 진행한다.

‘송구영신 밥상’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를 찾은 시민들은 연잎밥을 맛볼 수 있었다. 더불어 연근 조림ㆍ연근 샐러드와 시래기된장국, 장아찌(방풍ㆍ깻잎ㆍ머위), 묵은지볶음이 곁들여졌다.

이날 점심 식사는 조희옥 명림다례원 대표와 직원들이 준비했다. 조 대표는 “회사가 있는 경남 의령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무공해 지역”이라며 “오늘 식사에 사용한 식재료들은 직접 재배했거나 이웃 농가에서 얻은 청정 식재료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자도 시민들 틈에 섞여서 밥 맛을 봤다. 넓적한 ‘연잎옷’을 입은 연잎밥과 연근 반찬 3가지, 장아찌 등을 접시에 가지런히 담았다. 고기는 한 점도 들어있지 않은 채식이었다.

연잎을 풀어헤치니, 김이 피어오르는 쌀밥이 등장했다. 쌀알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은행, 잣, 해바라기씨, 호두, 대추도 밥알 사이에 잔뜩 박혀있었다. 군데군데 흑미도 보였다. 말 그대로 ‘영양밥’이었다. 밥을 떠서 입에 넣으니 은은한 연잎의 향기가 입과 코로 들어왔다. 견과류가 들어있는 덕분에 자연스럽게 많이 씹으며 음미할 수 있었다.

조희옥 대표는 “연잎은 지난 여름에 수확해 둔 것들”이라며 “여름 에너지를 머금은 연잎을 겨울에 맛보는 것도 특별한 재미”라고 했다.

곁들임 반찬으로 나온 연근을 집었다. 간장으로 조려낸 갈색 연근은 부드러웠다. 여느 연근조림과 달리 물엿을 사용하지 않아 끈적이지 않았다. 조희옥 대표는 소금물에 연근을 살짝 데쳐냈다고 한다. 그래야 깔끔하게 조리할 수 있다고 했다. 분홍빛으로 곱게 물든 연근은 입 안에서 아삭하게 씹혔다. 비트를 즙을 내 물들인 것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시민 이경은 씨에게 연잎밥상 후기를 물으니, “연근을 다양하게 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향이 강하지 않고 간도 자극적이지 않은 깔끔한 맛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연잎밥 이렇게 만든다>

불린 찹쌀에 차조를 넣고 찜솥에 2번 찐다.

연잎에 찐 찹쌀을 적당히 올리고 그 위에 은행, 잣, 호두 등 견과류를 얹는다.

연잎으로 찹쌀을 잘 감싼 뒤 찜솥에 30~40분 다시 찐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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