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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지식융합학부 교수]혁신성장 위한 진통도 감내해야
국민들이 새 정부를 좋게 평가하는 첫째 이유는 아마도 그간 국민들의 불만을 반영하거나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주저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이다.

새정부는 더딘 성장과 낮은 중소기업 생산성, 비정규직 문제, 근로시간, 임금체불, 산재사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 여성 및 청년 고용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존중사회와 사람중심경제를 다짐했다.

또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단숨에 여러 가지 현실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작업에 돌입해 개선 중에 있다.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최저임금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대폭 인상했다. 근로시간 단축법 개정이 더뎌지자 과감하게도 휴일근로 관련 행정해석 폐기를 담보로 적극적 처리를 압박하고 있다. 체불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 근로기준 감독에 대한 인프라도 강화하기 시작했다. 청년고용 확대를 위한 공무원 증원 등도 공약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유리천장과 경력단절로 대변되는 여성고용 확대와 불평등 제거를 위한 수단도 하나씩 실현에 옮기고 있다. 그야말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막힌 곳을 뚫어주는 속 시원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운 정책이라도 그것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경제사회의 지속적이고 영속적인 성장이 수반돼야 한다. 뒤늦게 등장한 혁신성장 정책도 이 때문일 것이고,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도 이러한 취지로 이해된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근로시간단축은 할증임금 부담이나 단축분만큼 생산성 제고 문제가 제기된다면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비정규직 일자리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정규직화 정책이 기업경쟁력이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부작용은 없는지 등 면밀한 고려가 필요하다.

오래된 논쟁이기도 하지만 분배도 필요하고 분배 못지않게 분배의 재원이 되는 성장도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일단 새 정부는 그간의 성장과정의 문제에 대한 과감하고 전격적인 대응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노동존중사회와 사람중심경제는 성장이 밑받침 돼야 하고 성장은 착한 정책에 덤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고통과 진통이 수반돼야 한다. 경제의 혁신성장은 구조조정도 불사하는 고통을 통해 달성 가능하다.

지금부터는 혁신성장을 위한 진통을 감내해야 할 시기로 보아도 좋다. 파격적인 최저임금 인상 결정의 후유증을 보완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검토나 획기적인 근로시간단축을 보완하는 휴일근로 할증임금 조정 검토는 고통을 감내해서라도 이뤄져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과 관련한 이중노동시장 구조 문제는 정규직과 대기업의 절대적인 양보 없이는 해결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적어도 정규직과 대기업에 대한 임금 등 기능적 유연성이라는 고통은 감내돼야 한다. 4차산업혁명과 같이 우리 경제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생산과 근로 방식에 맞는 유연한 근로시간제도 도입의 진통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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