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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마트 양평점 6년간 엎치락뒤치락…무슨 일이?
9월 오픈 무산…내년으로 미뤄져
양평군 상생협의 불구 대립 지속
상인 반대속 주민 70% 입점 찬성


경기도 양평 교통의 요충지, 양평시외버스터미널은 오후 7시만 되면 스산해진다. 터미널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농협 하나로마트, 정면에는 농심 메가마트가 영업을 하고 있지만, 대각선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롯데마트 양평점 건물은 아직 공실로 남아있다. 반면 1km남짓 떨어진 양평역 앞의 양평물맑은 시장은 비교적 저녁시간대에도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이곳은 경기도 3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400개의 점포와 200개 노점이 들어서는 대형 5일장으로 매월 3, 8일마다 장이 열린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9년 이곳에 양평점을 계획했고, 2012년 시공에 들어갔지만 아직도 점포를 오픈하지 못했다. 건축허가가 내려졌음에도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평군은 건축허가를 내면서 ‘대규모점포 개설 등록 후 착공이 가능하며, 불이행시 건축허가를 취소한다’는 특별조항을 넣었다. 이 부분이 롯데마트 입점에 발목을 잡았다. 상인회가 롯데마트 입점에 반대하자, 롯데마트는 대규모점포 개설등록에 필수인 상생협약 조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지난해 양평군이 나서 양측의 입장을 주재해 상생협의를 하는 쪽으로 합의를 도출했지만, 상인회가 최근 또 롯데마트의 상생안에 반대하면서 매장 오픈은 답보상태에 놓였다.

롯데마트 양평점은 지난 2009년 사업이 계획된 후 2012년 시공에 들어갔지만 지역상인 반대로 아직도 점포를 오픈하지 못했다. 현재 공실 상태로 놓여있는 롯데마트 양평점 모습.

최근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을 찾았다. 이날 만난 시행사 티엘에스 산업 측은 “양평점 오픈이 미뤄지면서 이로 인한 피해가 70억원을 넘어선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체는 지난 2012년 건축허가 시점부터 공사를 도맡아 왔다. 하지만 최근 롯데마트와 상인회의 협상이 길어지면서 손해가 발생했다며 상인회 측에 1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업체 관계자는 “올해 9월에 오픈해서 10월 추석연휴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쪽으로 기대를 했는데 상인회가 반대해 실패했다”며 “내년까지 오픈이 미뤄졌는데 구체적인 시점도 안나오고 이로인한 손해가 막대한 상황”이라고 했다.

상인회 측은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상인회 한 이사는 “계속 무작정 반대만 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13일 2차 이사회를 가지고 롯데마트의 의견을 한번 들어나보자는 의견은 모았다”고 했다.

지역상인 방극현(47) 씨는 “롯데마트가 들어오게 되면 가게 매출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라는 막연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형마트는 진공청소기라고 생각한다. 멀리떨어져 있어도 나도 모르는 새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상인 송모(46ㆍ여) 씨도 “경기가 안좋고, 양평상권도 침체돼 있는데 롯데마트가 생기면 상권은 시장에서 그쪽으로 넘어가게 된다”며 “지난 2005년 메가마트가 들어섰을 때도 양평시장 상권이 많이 죽었다”고 했다.

일부 상인과 주민들은 찬성 입장이다. 지난 2015년 한 지역신문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0.2%는 롯데마트 입점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서 만난 지역주민 최모(47) 씨는 “점점 사람들이 서울로 가면서 양평 인구는 13만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인프라가 확충돼야 하는데, 상인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양평물맑은시장 상인 이모(30ㆍ여) 씨는 “지역에 큰 마트가 들어와야지 낙수 효과처럼 지역 경제에 발전이 있다고 본다”며 “롯데마트가 양평 주민의 채용을 약속하기도 했고, 상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롯데마트 입점에 찬성한다”고 했다.

상인회와 롯데마트 측은 거듭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진행된 협상에서 양측이 의견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라, 해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내년도부터 오픈을 앞둔 복합쇼핑몰들의 ‘거울’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유통산업발전법의 확대적용을 통해 아웃렛과 복합쇼핑몰도 입점ㆍ영업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을 발표했다. 

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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