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경고 조치 발목 잡은 듯
-미래에셋대우 내년 발행어음 인가 안건 상정 가능성 높아
[헤럴드경제=김나래 기자]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로써 올해 안에 초대형 IB의 핵심업무인 발행어음 사업을 추가로 인가받는 회사는 없다. 다만, 내년 초대형 IB 유력 2호 후보로는 미래에셋대우가 거론되고 있다.
14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 따르면 전일 정례회의를 열고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에 대해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에 대한 논의는 내년 초로 넘어가게 됐다. 다음 증선위는 내년 1월 중순경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선위 위원들이 안건과 관련해 여러가지 의견을 내놨지만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다음 증선위에서 재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KB증권의 인가가 불발된 데에는 지난달 받은 중징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로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현행법상 금융사가 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거나 건전 금융거래질서 위반 사건에 연루된 경우, 신규사업 인가를 불허하고 있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증선위에서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한다는 것이 인가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관경고 수위의 제재를 받았다는 점에서 (인가를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단 한 곳뿐이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현재 단기금융업에 대한 금감원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과거 옵션 상품 불완전판매로 ‘기관주의’를 받은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채무보증 등 여러 이슈에 대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으로 심사가 전면 보류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 결정만을 기다려온 각 증권사들의 사업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발행어음으로 최대 3조원, KB증권은 1조원, NH투자증권은 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단기어음 발행 업무 인가 2호는 미래에셋대우가 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래에셋대우의 징계 수준이 ‘기관 주의’로,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고려해 볼때 나머지 증권사 보다 앞서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자기자본 기준 ‘1위 초대형IB’인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는 부담으로 지적된다. 초대형IB 육성방안에 따라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인 증권사의 경우 고객으로부터 직접 금전을 예탁받아 운용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가 허용된다. 발행어음 업무는 금융당국 인가가 필요하지만 IMA는 별도의 인가가 필요치 않으며 한도에 대한 규제가 없다. 일부 정무위원회 의원들은 이와 관련해 최근 전체회의에서 ‘초대형 IB가 발행어음업무와 IMA업무를 동시에 개시할 경우 투자자 보호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미래에셋대우의 IMA 업무 개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의 경우(단기어음 발행 업무 인가에 대해)충분히 논의해볼 만하다”며 “IMA와 단기어음 발행 업무 인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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