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청와대가 뽑은 전문임기제 공무원 6명 모두 ‘여풍(女風)’

-성별ㆍ학교ㆍ지역 철저히 ‘블라인드 채용’
-“기혼ㆍ미혼도 몰라…관행대로면 달랐을 것”
-여경이 해온 관람객 안내, 이제 ‘문화해설사’가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이 최근 채용한 전문임기제 공무원 6명에 대한 최종합격자가 13일 발표됐다. 일자리 통계 전문가, 통ㆍ번역 전문가 등을 채용한 이번 합격자 6명은 모두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측은 “철저한 블라인드 채용의 효과”라고 자평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이날 춘추관에서 ‘2017년 대통령 비서실 전문임기제 공무원 채용 결과’를 브리핑하며 이렇게 밝혔다. 대통령 비서실은 연가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기 위해 연가보상비 절감 예산 약 2억2000만 원을 활용해 지난달 전문임기제 공무원을 채용을 시작했다.

채용 분야는 일자리 통계 전문가, 통번역 전문가, 문화해설사, 동영상 전문가, 포토에디터 등 5개 직위에 모두 6명이다. 이날 발표된 최종합격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평균 경쟁률은 44대 1이다.

대통령 비서실이 연가보상비 절감 예산을 활용해 진행한 전문임기제 공무원 채용 결과 13일 발표된 최종합격자 6명이 모두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철저한 블라인드 채용의 효과”라고 평가했다. [자료제공=청와대]

이 비서관은 이례적인 결과에 대해 “블라인드 채용의 효과”라며 “(한국 사회의) 인사 시스템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명의 연령대가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인데, 예전 인사 관행대로 채용을 진행했다면 이런 결과가 안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비서실은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전문임기제 공무원 채용 접수를 받은 뒤 서류 심사, 면접시험 및 실기 테스트를 거쳤는데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 실시했다.

서류전형 및 면접 시험시 학력, 출신지, 나이, 가족관계 등을 기재하지 않아 심사위원들이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지 않고 그간의 경력, 전문성, 직무계획서 등을 바탕으로 심사했다는 것이다. 면접관의 경우 해당 직무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을 절반 이상 참여시켰다고 이 비서관은 밝혔다.

이 비서관은 “(심사위원이) 어느 정도 성별 비율을 둬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서류 심사할 때부터 성별을 별도로 표기할 수 없게 하고 별도로 분류하지 않았다”며 “저희(청와대)가 처음 하는 블라인드 채용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인사혁신처에서 점검을 받았는데 지금까지 봐온 블라인드 채용 중 가장 모범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발표하는 시점까지 최종합격자의 기혼ㆍ미혼 여부와 가족관계를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합격자 6명의 출신 대학은 연세대 2명, 숙명여대 1명, 덕성여대 1명, 서울예대 1명, 경일대 1명 등으로 이른바 ‘스카이(SKYㆍ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명문대 위주의 채용 풍토에서 벗어난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기획재정부 인사과장을 지내기도 한 이 비서관은 과거 경험한 공무원 채용ㆍ승진 시스템에 대해 “제가 있던 기재부라면 ‘스카이’ 출신이 거의 90% 이상이었고, 성별로도 남성이 거의 95% 이상이었다”며 “현재 (공정한) 인적 베이스를 기본으로 한다면 골고루 정말 실력 있는 사람들이 채용돼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류 접수부터 철저히 그렇게(블라인드로) 하니까 그간 남성 위주, 명문대 위주, 특정 지역 위주로 뽑혀왔던 것에서 정말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많았고 이렇게 다 튀어나오는구나. 그런 게 상당히 의미 있고 값진 결과”라고 자평했다.

청와대 전경. [사진=헤럴드경제DB]

게다가 이번에 2명을 채용한 문화해설사의 경우 청와대에 처음 만들어진 직무다. 그간 청와대 관람객 안내 업무를 주위 치안ㆍ질서 유지를 위해 파견 나온 경찰 인력 가운데 여성 일부가 도맡아 해왔는데, 그에 대한 문제 의식으로 적절한 직무를 신설한 것이다.

이 비서관은 “지금까지 여경을 데려와 청와대 관람객 안내를 하는 부분에 대해 문제점이 지적돼왔다”며 “파견 경찰은 원대 복귀해서 본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번에 두 분을 채용해서 전문 식견을 갖고 (관람객을)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통령 비서실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최종 합격한 6명은 신원 조사 등을 거쳐 2018년 1월 중 임용될 예정이다. 이들은 임기제 공무원이지만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동안 채용을 갱신해 업무 연속성을 가질 예정이라고 이 비서관은 밝혔다.

ye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