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 당국 입장 보고 결정키로
［헤럴드경제=도현정ㆍ강승연 기자］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며 투자 광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올해 안에 가상화폐 거래소에 제공해 온 가상계좌를 폐쇄하기로 해 주목된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코빗 등 3개 가상화폐 거래소에 제공해 온 가상계좌를 연내 폐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산업은행도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발급해 왔지만, 내년부터 이를 차단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가상화폐 관련 규제를 강화하기 전에 선제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 [사진=게티이미지] |
가상화폐 거래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입한 뒤 거래소에서 부여하는 가상계좌에 돈을 입금해야 가능하다. 가상계좌를 폐쇄하는 것은 사실상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 입장을 분명히 한 데다, 비트코인 사기 소동 등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자 은행들도 가상계좌를 폐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가상계좌 외에는 추가로 계좌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신규 회원을 받지 않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빗썸, 코빗, 이야랩스 등 3개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빗썸의 가상계좌를 폐쇄한 바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빗썸과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발급하고 있으며, 향후 당국의 입장을 보고 가상계좌 폐쇄 등 대응 방안을 정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가상화폐 관련 해외송금 차단에도 나서고 있다. 지금도 가상화폐를 위한 해외송금은 위법이다.
외국환 거래법에 따라 해외로 송금하려면 송금 목적을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이 때문에 은행에서 해외로 송금할 때는 해당 목적에 맞는 ‘사유코드’를 입력해야 한다. 유학비용을 위한 송금이라면 해당 코드를 입력해야 한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금융상품도 아니고 어떻게 봐야 할지 명확하게 규정이 없다 보니 가상화폐 거래 관련 사유코드도 없다.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송금을 하면서도 다른 사유코드를 입력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최근 각 지점에 공문이나 지침 등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로 의심되는 송금일 때는 고객에게 송금 목적을 재차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취인 이름에 비트코인을 의미하는 BIT가 기록되면 송금 목적을 다시 확인하는 식으로 확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투자 위험이 있다고 판단, ‘정부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회의를 열고 가상화폐 관련 규제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p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