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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무르익는 대화론] 美 ‘조건없는 만남’ 제안에 北도 ‘대화의지’…북핵 국면전환?
틸러슨 국무, 조건없는 북미대화 파격 제안
김정은 “핵무력 완성 이룩”…대화 나설 가능성
북미대화이후 평화체제 논의 급물살 전망도
트럼프의 틸러슨 해임說 “상황 더 지켜봐야”


‘미국 본토 전역 타격 vs. 화염과 분노’

위험수위를 넘어선 말 폭탄을 주고받던 북한과 미국이 동시에 대화카드를 빼들었다.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향후 북미대화 성사 여부에 따라 한반도 정세와 북핵문제는 대화냐, 무력충돌이냐의 운명의 순간을 맞을 전망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냥 만나자”면서 “핵ㆍ미사일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동안 국무부를 비롯한 미 행정부가 북한의 핵동결은 대화의 조건이 될 수 없다고 했던 것을 뛰어넘어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파격적 제안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로이터 통신은 틸러슨 장관의 대북 대화 제안에 대해 “북한 무기 프로그램의 진전에 따른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제조건을 없앤 새로운외교적 오프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일정 기간(60여일) 핵 실험이나 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아무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처음으로, 의미가 있다”며 “국무부는 계속 그런 입장을 취해왔지만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좀 더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기술이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종말단계 정밀유도 등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있지만 일부나마 미 본토를 위협할 정도로 고도화됐다는 인식에 바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도 대화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12일 베이징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직접 대화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건이 갖춰지면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폐막한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 대업 이룩’을 선언한 것 역시 기술적 목표를 달성한 만큼 대화의 문을 이전보다 확대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대화의 문턱을 대폭 낮춤에 따라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 그리고 이에 대응한 고강도 제재ㆍ압박으로 벼랑 끝으로 치달았던 한반도정세와 북핵문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북미대화와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이미 북미는 쌍방 간 고강도 무력시위와 날선 설전을 주고받는 속에서도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간 이른바 ‘뉴욕채널’을 비롯해 2~3개 대화채널을 가동중이었다.

다만 북핵문제의 뿌리가 워낙 깊고 오래된 만큼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당장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야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북핵 위협의 직접적 당사자인 한국이나 일본이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다.

여기에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무게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제기된다. 틸러슨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에는 해임설마저 나돌고 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이 대북대화론을 제기했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 낭비”라고 공개 면박을 주기도 했다.

외교소식통은 “지금 국무부 내부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틸러슨 장관이 힘이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미국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며 “대북정책을 놓고도 백악관과 국무부가 대립하는 모습을 종종 보인 만큼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ㆍ문재연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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