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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항구, 중국이 99년간 운영빚 못갚아서…“동남아 국가에 경종”
 스리랑카 정부가 차관을 상환하지 못해 남부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99년동안 중국에 넘겨주기로 했다. 중국이 동남아의 주요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가운데, 스리랑카처럼 차관과 영토 사용권을 맞바꾸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 자오상쥐(招商局)그룹은 최근 스리랑카에 항구운영 합작법인 지분 70%을 11억2000만달러(약 1조2230억원)에 인수했다. 99년 임차 조건이며 1차로 2억9200만달러를 지급했다.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18억원 규모의 차관을 도입해 지난 2010년 함반토타 항구를 건설했다. 하지만 적자가 쌓이면서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중국 자오상쥐는 지분 인수금과 별도로 6억달러를 투자해 항구를 개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구. [사진=시나닷컴]

중국은 이미 스리랑카 남서부 콜롬보항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이번에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까지 획득하면서 인도양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속도를 내게 됐다.

이에 앞서 중국은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군기지를 구축했으며 페르시아만 초입에 있는 파키스탄 과다르에도 장기 임차 방식으로 자국 무역항을 확보하는 등 인도양의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이번 스리랑카 사태를 두고 중국의 일대일로 투자를 환영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 임대로 투자 대가를 치르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스리랑카에 영량력을 행사해 온 인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인도지사의 콘스탄티노 자비에르 연구원은 “중국은 통상적으로 현지 파트너를 구한 뒤 장기적으로 볼 때 해당 국가에 손해가 되는 투자 계획을 받아들이게 한 다음, 그 부채를 활용해 전체 프로젝트를 모두 취하거나 그 국가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로 삼는다”고 경고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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