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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코올 측정기에‘훈방수준’ 믿고소주 한두 잔 ‘위험천만 음주운전’
직장인 이모(29) 씨는 연말을 맞아 잦아진 술자리 탓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휴대용 알코올 측정기를 구입해 가지고 다닌다. 영업직인 이 씨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날이 많은데, 술을 많이 마신 날에는 대리운전을 요청하지만, 소주 1~2잔을 마신 날에는 구입한 알코올 측정기가 훈방 수준을 가리키면 몰래 운전을 하기도 한다. 이 씨는 “예의상 한, 두 잔만 마신 날에는 잘못인 줄 알면서도 몰래 운전을 한 적도 있다”며 “단골 술집에서는 아예 알코올 측정기를 비치해 손님들에게 사용을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송년회 등 술자리가 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각종 꼼수 등이 등장해 음주운전 위험을 키우고 있다. 각종 꼼수가 동원되면서 매년 연말에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률도 크게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만 38명에 달한다. 12월뿐만이 아니라 연말연시 기간인 12월에서 1월 사이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를 합치면 80명을 넘어선다. 연말을 맞아 경찰도 불시단속 등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율은 다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올해 집계된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 302명 중 오전 0시에서 4시 사이에 사망한 경우가 107명으로 35.4%를 기록했다. 대부분 술자리를 가진 후 대리운전 등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차를 몰다 사망한 경우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연말을 틈타 각종 음주운전 회피 꼼수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주점에서는 아예 휴대용 알코올 측정기를 비치하고 음주자들의 운전을 방조하는 경우도 있다. 측정기를 불어 ‘훈방’ 수준이라는 판정이 나오면 그냥 차를 끌고나가도 이를 묵인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아예 “소주 몇 잔 이하는 괜찮다”는 출처 불명의 인터넷 글을 이용해 차를 가져나온 회식 참석자에게 술을 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술자리 꼼수는 음주운전 사고 위험만 키울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특히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알코올 측정기는 신뢰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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