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서울이라도 북한산국립공원의 미세먼지(PM2.5) 농도가 종로 도심에 비해 최대 40%까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목이 많고 자동차 등 오염 배출원이 없는 숲 속이 도심에 비해 미세먼지 농도가 낮을 것이라는 추측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12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공단 연구진은 지난 7월 22일부터 약 두달간 한국외국어대학교 환경학과 에어로졸 연구실(이태형 교수)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 구기지구 2곳에서 5분 간격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이 지역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8.5㎍/㎥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성북구 길음동, 은평구 불광동, 종로구 종로5가 등 대기오염 측정소 4곳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평균 농도 22.4㎍/㎥에 비해 17% 낮은 수치다.

특히 7월 23일 서울 종로구 측정소에서 관측된 미세먼지 농도는 53㎍/㎥이었으나 같은 날 북한산 구기지구 한 곳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농도에 비해 40% 낮은 32㎍/㎥으로 측정됐다.

연구진은 북한산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낮게 측정된 이유에 대해 “이 지역은 국립공원으로 벌목이 금지돼 오래된 수목이 다른 지역보다 많고,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등 주변 오염원이 적어 낮게 측정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공단은 이번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한해 동안 북한산국립공원 내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전국 국립공원의 측정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진범 국립공원관리공단 환경관리부장은 “향후 수집된 자료를 분석해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들이 산행하는데 유용한 정보로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