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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한국에는 없는 ‘부자 DNA 교육’
서울의 한 여고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나는 학생들에게 대뜸 질문 하나를 던졌다. “여러분은 교수가 되고 싶은가요, 아니면 부자가 되고 싶은가요?” 놀랍게도 여기저기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것은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이자, 솔직하지 못한 어른들의 진짜 속내이기도 하다. 그렇게 우리는 공부와 돈,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실컷 나누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서 한국의 희망을 보았다.

그런데 우리의 자녀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는가? 햇살 좋은 오후, 학교가 끝나 떠들썩할 시간인데 놀이터도 골목도 조용하기만 하다. 그 시간에 아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학원이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콘크리트 건물 안에 갇혀 있는 것이다. 몸이 갇히면 생각도 갇히기 마련이다. 피곤에 지칠 대로 지친 이 아이들에게는 주변에 관심을 둘 여유도, 호기심을 가질 틈도 없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회가 과연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그 아이들은 어디에서 행복을 배울까?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이들을 똑같은 사람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아이로서 할 수 있는 많은 경험을 포기한 채 공부만 하는 학생들을 칭찬한다. 하지만 수능 만점의 경력만 가지고는 결코 뛰어난 인재라고 할 수 없다. 더 이상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나오는 것이 부로 연결되는 시대도 아니다. 자녀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쳐둔 채 부모가 앞장서서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최고라고 가르치는 게 정답은 아니다. 다양한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어야 하고, 끊임없이 남들과 다르게 되는 연습을 하도록 해야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나아가 어렸을 때부터 ‘부자 DNA’를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나는 청년들을 만나면 취직을 고집하지 말라고 말한다. 가능하면 창업을 하라고 한다. 물론 사업에는 망할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한다. 하지만 취업은 위험이 없을까? 평생 해고되지 않으려고 들이는 노력을 자기를 위해 사용한다면, 창업은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 아니다. 남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걸 배워야 한다. 내 주위의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은 오히려 경제적 절박함을 느껴봤던 사람들이다. 무엇이든 자기 것을 해야만 했던, 즉 부자 DNA를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들이 성공했다.

대한민국에도 부자들이 많이 나와야 하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열어줄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잘못된 교육철학과 투자철학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행복한 미래를 갖기 힘들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고 이는 국력의 손실로 이어진다.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도 결국 아이가 커서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하기 위함이라면, 어려서부터 금융교육과 투자를 가르침으로써 성인이 되었을 때 이미 부를 지니고 있으면서 진정 원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경쟁력 있는 어른으로 자라려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의문을 던지게 해야 한다. 공부에 돈과 열정을 쏟는 대신 많은 책을 읽게 하고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성공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폭넓고 다양한 경험을 함으로써 남과 다른 생각을 하도록 말이다.

주식에 투자하면 내가 가진 지분만큼 해당 기업주와 동업자 입장에 서게 된다. 예를 들면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과자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면 그 기업 임직원이 나를 위해서도 일하는 셈이 된다. 실제로 그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성과를 나눌 수 있는 자본가로 클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또 아이들에게 금융과 경제, 자본주의와 복리의 원리를 가르치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금융마인드를 갖도록 해야 한다.

자녀를 박스에서 꺼내자. 우리 아이들은 더 창의적이고 즐거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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