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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환율 10% 하락하면…한전 외환손실 1조·대한항공 외환익 9000억
외화순자산·순부채 여부에 희비

연초 1200원대를 웃돌던 원달러 환율이 1090원까지 내려오면서 ‘환율민감도’가 높은 기업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KB증권에 따르면 내년 원달러 평균환율은 1125원 수준이나, 현재 1090원대인 환율이 내년 추가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하락이 지속돼 연평균 환율이 지난 2014년에 기록한 105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달러약세와 원화강세가 모두 심화되는 것인데, 미국 경제성장 전망이 하향되거나 연준 금리인상이 지연되는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이 상향되거나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당초 한 번에서 두세 번으로 늘어나는 경우 등을 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처럼 내년에도 급격한 원화강세가 이어질 경우 주요 상장기업들의 재무제표는 환율하락 유불리에 따라 크게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은 외화순자산 또는 외화순부채 보유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KB증권에 따르면 내년 평균환율이 1050원까지 내릴 경우 해외매출 등으로 순자산을 보유한 한국전력 외화환산 손실은 6800억원에 이르는 반면 항공기 도입리스로 순부채가 큰 대한항공은 비슷한 금액을 버는 구조다. 특히 내년 원달러 환율이 현재 전망치 1125원에서 10% 하락할 경우 한국전력 외화환산 손실은 1조원, 대한항공 외화환산 이익은 9000억원으로 불어난다. 다만 한국전력은 석탄, LNG 등 대부분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대한항공 역시 해외여행 수요와 유류비가 환율에 민감한 관계로, 원화강세에 따라 영업이익은 동반상승하게 된다.

‘셀트리온 형제’끼리도 매출구조에 따라 환율에 따른 영향은 극과 극을 달린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내수매출 비중이 99%인데다 원재료 역시 국내서 조달해 환율에 따른 영향이 미미한 반면 셀트리온 제품을 해외독점 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수출비중이 100%인 만큼 환율이 7% 하락하면 영업이익은 31.2%, 외환손익이 17%나 급감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도 같은 매출구조를 지니고 있음에도 외화순자산 또는 외화순부채 여부에 따라 외환손익 희비가 갈린다. 양사는 자동차 매출에서 해외수출 비중이 30~40%로 원화강세시 매출감소로 영업이익 급감이 불가피하다. 다른 한편으론 외화순자산을 들고 있는 현대차는 내년 환율이 예상보다 7% 내릴 경우 410억원의 외화환산 손실을 떠안고, 외화순부채가 있는 기아차는 2430억원 외화환산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이다.

코스피 대형 디스플레이 업종은 원화강세가 수출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평가액 감소를 피할 수 없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경우 환율 1% 하락시 영업이익이 각각 0.4%, 2%, 0.8% 감소하는 구조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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