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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 폭락한 배춧값 왜?
-간편한 완성김치ㆍ절임배추 인기
-김장 안하는 가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
-1인가구 점차 증가로 이런문화 장기화될듯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11월 초순부터 12월 초까지 이어지는 김장철 기간에 주 재료인 배추의 대형마트ㆍ전통시장 가격이 되레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2인가구가 증가하고, 소비트렌드도 변화하면서 복잡한 김장을 꺼리는 가정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이 지난 11월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배추는 전달에 비해 40.4% 가격이 하락했다. 원래 11월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김장 시즌’으로 분석되는 만큼, 10월보다 배추 가격이 떨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참가격이 집계하는 것은 일선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슈퍼마켓의 상품 가격이다. 

최근 김장을 하지 않는 가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김장철임에도 배추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인천시 부평구 삼산농산물도매시장에서 배추를 내리고 있는 모습. [제공=연합뉴스]

같은 조사에서 당근(-16.0%), 무(-13.6%), 돼지고기(-9.2%) 등 다른 김장식품들도 마찬가지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이같은 김장식품들의 가격 하락은 김장문화가 점차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은 최근 김치를 담그기보단 사서 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J제일제당 한식 브랜드 비비고가 전국의 3040 주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9.6%가 ‘올해 김장계획이 없다’고 했다. 종가집이 지난 10월 소비자 11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55%는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치 제조사들이 진행한 설문조사인만큼 전체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김장 대신 김치를 사서 먹고 있다는 분석은 가능하다.

실제 티몬이 자사 김치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포장김치 매출은 지난 10~11월 김장철 기간동안 전년 동기에 비해25% 증가했다. 특히 소포장김치는 매출이 97%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1~2인가구들에게 한번에 많은 김치를 담그는 ‘김장’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김치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를 통한 김치 구매도 늘고 있어 김장가정은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절임배추를 구매하는 가정이 늘어난 것도 또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농협과 일선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들이 배추를 다듬고 소금간을 마친 배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들 배추를 활용하면 고춧가루, 마늘 등 기본 재료로 양념만 추가하면 돼 김장시 일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결국 온라인 절임배추의 판매량 증대 또한 복잡한 김장 문화의 간소화와 맥이 닿아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해남, 괴산 등 배추 명산지와 연계해 절임배추 판매를 시작했는데, 매출이 크게 신장하는 등 재미를 보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인 소가족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전체 가구의 15.5%에 불과했던 국내 1인가구는 지난 2015년에는 전체 가구의 27.2% 수준까지 증가했다. 오는 2035년에는 760만가구로 전체의 34.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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