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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연말 ‘산타’ 될 줄 알았더니…셀 코리아 ‘박차’
- 이달 들어서만 9500억원대 순매도
-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 IT주 집중 매도
- “실적 뒷받침 IT주, 재차 주목받을 가능성 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연말 증시의 ‘산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팔자 행진’에 나서면서 산타랠리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증시의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나타난 이런 팔자세가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2018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국내 시장과 정보기술(IT)주는 재차 외국인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코스피에서 958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10월 2조9759억원 규모의 순매수에 이어 11월(830억원)까지 사자세가 우위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순매도로 방향을 틀었다. 

[사진= 오픈애즈]

외국인은 특히 올 한해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한 IT주에 대한 차익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6055억원)는 외국인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으로 꼽혔다. SK하이닉스(1526억원)와 삼성전자우(1113억원) 등도 그 뒤를 이었다.

이런 움직임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코스피는 11월 말 대비 0.5% 하락했는데, 외국인의 매도가 시작된 시점인 지난달 23일부터 12거래일간 3.0% 하락했다. 일각에서 ‘조정’이 아닌 ‘하락장’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를 올해 성과를 확정 짓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말을 앞두고 성과를 확정하기 위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엇갈린 시선과 미국 IT주의 변동성 확대, 북한과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차익실현을 부추기고 있다”고 봤다.


급격한 원화 강세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금리 인상 이슈로 원화가 빠르게 강세를 보이자 외국인은 차익실현 시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원화 강세는 외국인에게 환차익을 가져다주지만,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원화 강세 흐름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시장과 IT주에 대한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국내 증시는 ‘실적’에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꾸준히 상향조정되고 있고, 그 폭도 다른 시장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IT가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 흐름을 나타낼 때 국내 IT 업종의 이익전망치는 타 시장 대비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피 IT 업종의 내년 영업이익은 91조9974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영업이익의 42.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IT 업종 실적 전망치와 비교해 18.1% 늘어난 수치다.

미국의 IT주가 변동성을 보이는 과정에서도 국내 IT주는 투자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IT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로, 2007년 고점인 20.4배에 근접한 수준이다. 반면, 한국 IT 업종의 PER은 7.8배로 2015년 저점 부근에서 머물고 있다.

조승빈 연구원은 “미국 IT 대비 한국 IT의 상대 PER은 0.4배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높아진 IT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은 재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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