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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천군 귀농 멘토 이정호 대표, 칡즙으로 성공한 비결은?
보존료를 전혀 쓰지 않는 건강즙, 인터넷 마케팅으로 제품 판로 개척

도시를 떠나 귀농과 귀촌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귀농인구는 2015년보다 7.5% 늘어 2016년 한해에만 약 1만3000명의 도시민이 귀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무턱대고 귀농과 귀촌을 했다가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도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귀촌을 결정한 10가구 중 3가구(29.1%) 정도만 4년 이내에 농업에 종사하고 45.3%는 농외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귀농을 했어도 농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쉽지 않은 귀농 생활을 누구보다 성공적으로 해낸 사람이 있다. 서른넷의 나이에 도시를 떠나 귀농한 30대의 젊은 농부 이정호 ㈜파머대디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꽤 잘나가는 한정식 음식점을 하던 이 대표는 모든 것을 접고 귀농을 결심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서 자연 속에서 살고 싶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흙이라고는 만져본 적도 없던 그가 처음 시작한 농사는 ‘맷돌호박’(늙은호박으로 늙어서 겉이 굳고 씨가 잘 여문 호박)으로 부푼 꿈을 안고 1만평 넘게 호박을 심었지만 첫 해 수익은 고작 150만원이었다. 이어 가지, 고추, 옥수수, 표고 농사 등 해보지 않은 게 없을 만큼 여러 작물에 도전해 봤지만 농장이 비탈진 산에 위치해 있어 지형적 난관 때문에 모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모든 농사를 접고 산 곳곳에 묻혀 있는 칡을 직접 캐기 시작했다. 직접 캔 칡을 즙으로 내렸더니 주변 반응은 예상 외로 뜨거웠다. 이에 건강즙을 시작하겠다고 본격적으로 마음먹게 되었다. 홍천기술센터와 강원도의 청년 지원 자금을 받아 가공공장을 짓고 '파파건강즙'이라는 이름을 내걸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파파건강즙은 보존료를 전혀 쓰지 않고 수확하자마자 바로 100% 착즙하거나 다려내는 신선도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파머대디 농장의 대표 건강즙은 생칡즙이지만 이 외에도 양배추사과즙, 양배추와 사과를 반반 넣어 맛이 더욱 좋은 위튼주스와 도라지배즙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정호 대표는 "농민들도 마케팅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에 대해 끊임없는 스토리텔링 작업을 해줘야 소비자들이 알 수 있다"며 "이같은 노력으로 제품 판로의 99%를 인터넷 쇼핑몰로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사만 잘 지어서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귀농을 준비하는 분이 계시다면 무조건 온라인 마케팅을 배워야 한다"며 "더욱이 무언가 만들어 팔 생각이라면 더욱 농사만 공부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의 성공 사례는 많은 청년 귀농 농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한편 홍천에 2014년 귀농한 이정호 대표는 11월30일 열린 ‘2017년 강원도 귀농창업모델 경진대회’에서 경쟁 농가들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을 수상하였다.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겠다는 그의 신념과 제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지혜는 귀농 후 농업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정호 대표의 최종 목표는 돈을 벌기 위한 것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생산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6차산업 농부가 되는 것이다. 이 대표의 신념과 지혜가 이어진다면 소탈한 청년농부의 꿈도 머지 않아 보인다.

김예지 기자 / yj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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