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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평창 금지, 한-미-러 3색 표정…주민들, “왜 하필 이때”
미국 “깨끗한 스포츠위해 IOC 잘했다"
러시아 강력 반발…12일 대응책 발표
“리우 올림픽전 적발 이제야 조치” 비난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6일(한국시간) 국가적 차원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금지시키고 개인 자격 출전만 허용하자, 개막을 65일 앞둔 평창 등 개최도시 주민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톱 클래스 선수간 치열한 경쟁이 있어야 흥행에 도움이 되는데, 동계 스포츠 강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IOC 조치에 반발해 전면 보이코트를 해버리면 올림픽 열기가 사그러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라이벌 미국과 북-서유럽 국가들은 희색했고,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단호한 표정 [사진=연합뉴스 제공]

개최지 주민들 “리우때 징계했어야지”

우리 국민들의 반응은 “당연한 조치”, “흥행 실패 우려”, “개인 참가라도 많이 했으면…” 등으로 엇갈리는 가운데, 개최도시인 평창-강릉-정선 주민들은 “IOC가 리우 하계올림픽때 징계를 했어야지, 왜 이제와서 늑장 조치하느냐”며 아쉬워하는 의견이 많았다.

평창군 진부에 사는 이모씨(54)는 “브라질 리우 하계올림픽 이전에 모든게 밝혀졌는데도 당시 징계를 하지 않다가 우리가 잔칫상 차려놓으니 이제와서 찬물을 끼얹는 건 옳지 않다”면서 “지혜롭게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는 차분한 반응을 내놓았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러시아가 아예 불참하는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IOC가 차선의 대안을 내놨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희범 위원장 “교감 있었을 것, 그나마 다행”

이 위원장은 “IOC가 이런 결정을 내리려면 러시아와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눴을 것을 생각된다. IO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기 싸움을 한 것 같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이런 사안을 칼로 무를 자르듯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평창올림픽 악재는 동계스포츠의 꽃인 아이스하키 부터 왔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평창 불참 발표는 표면적으로 리그 일정 중단에 따른 금전 손해와 선수들의 부상이 이유이지만, NHL이 IOC로부터 톱 스폰서 수준의 대우를 못 받게 되자 이에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NHL은 평창 대회만 건너 뛰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에는 관심이 있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평창 연쇄 악재, 아이스하키도 반쪽 우려

러시아와 NHL의 불참은 평창 입장권 판매와 중계권 수익에 손해를 끼치는 악재이다. 러시아에 대한 징계로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의 연쇄적 불참도 우려된다. 다만 캐나다, 스웨덴, 핀란드, 체코 등 아이스하키 강국은 KHL에 자국 선수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허용해달라며 공동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스키 & 스노보드협회(USSA)는 이날 타이거 쇼 회장 명의의 입장을 통해 “USSA는 이번 IOC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는 약물이 없는 깨끗한 스포츠의 중요성, 또 약물을 쓰지 않는 선수들에 대한 지지의 의미를 담은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 등 러 경쟁국 일제히 환영

USSA는 “선수들을 대표해 우리 협회는 스포츠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대변하고 우리 스포츠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국인 러시아 강자들의 불참 속에 오랜만에 호성적을 거둘 기회가 마련된 미국, 캐나다, 북유럽국가들은 IOC의 조치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러시아는 “모욕적인 조치”라고 반발했다. 러시아 올림픽 당국은 그러나 IOC의 결정을 받아들여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할 지에 대해서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 “IOC는 내게 모욕을 줬어”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 알렉산드르 쥬코프는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이사회에서 연설하며 “자국을 대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올림픽 운동의 본질에 반하며 올림픽의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선수들에 의해 절대 용납될 수 없고 철저하게 모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하원 스포츠 관광 청소년 위원회 부위원장 발레리 가즈자예프도 IOC의 결정에 대해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 “중립국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러시아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에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여자장대높이뛰기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러시아가 빠진 올림픽은 절름발이 올림픽”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 최대 관영 미디어 그룹 VGTRK는 러시아 선수단이 참여하지 않는 올림픽을 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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