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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또 대형 낚싯배 참사…결국 안전불감증 때문 아닌가
인천 영흥도에서 전복된 ‘선창1호’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4일에도 계속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다고 한다. 해군 경비정과 함정이 대거 보강되고 수색 항공기도 더 투입했으나 실종자를 발견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사고가 난지 만 하루가 훨씬 넘어 설령 실종자를 찾는다 해도 생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상황이라 지켜보기가 더 안타깝다.

이번 사고는 낚시어선인 선창1호가 급유선과 충돌해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대형 해상 참사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깜깜한 새벽에 몸집이 30배나 되는 급유선과 부딪쳐 순식간에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유난히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관리를 조금만 더 우선으로 생각했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그런 지적이 나올만도 하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낚시 어선을 이용객 수는 342만명으로 3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 낚시 인구가 급증하면서 낚싯배 사고도 한결 잦아지는 추세다. 2014년 86건이던 낚싯배 사고는 지난해 208건으로 늘어났다. 또 일단 사고가 나면 대형 인명피해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5년 9월에도 제주 추자도 앞바다에서 낚싯배 전복사고가 발생해 18명이 죽거나 실종된 적이 있다. 더는 이런 일이 없도록 차제에 낚싯배 안전관리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낚싯배 영업시간이나 운항 횟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경우만 해도 일출 1시간 30분전에 출항하다보니 주위가 어두워 인명 피해가 더 컸다. 이른바 물때를 맞추려고 무리하게 출항을 서두른 게 화근이 된 것이다. 어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돼 있어 손대기가 쉽지 않다는 건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이 때문에 안전 문제를 뒷전으로 미룰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 어떠한 이유도 안전보다 더 우선일 수는 없다.

낚싯배가 ‘어선’으로 분류되는 것도 문제다. 의무적으로 승선해야 하는 선원이 1명만 있으면 돼 선주 겸 선장 혼자서 배도 몰고 낚시 손님도 상대한다. 조타실을 비울 때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그만큼 사고의 위험도 높다는 얘기다.

해양사고는 아무리 신속하게 구조에 나서도 인명 피해 가능성이 높고, 자칫 ‘골든타임’을 놓치면 치명적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번에도 비교적 빠르게 대처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애초가 사고가 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이 낚싯배 운항과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용객과 선수, 그리고 관계 당국의 안전 불감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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