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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끙끙대는…똥의 놀라운 대반전
수수께끼를 내 보자. ‘모두가 쉬쉬하지만 하루에 한번씩 만나려 애쓴다. 동물 중에는 이걸 먹기도 한다.’ 바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얘기인 똥이다. 영국의 곤충학자 리처드 존스는 똥에 관한 전문가다. 그는 열 살 때 ‘인생곤충’을 만난다. 바로 똥딱정벌레다. 그 후 40년간 그는 똥과 똥 생태계에 빠졌다.

‘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MiD)는 리처드 존스가 오랜 세월 탐색하고 발견해낸 똥의 유쾌한 탐험의 이야기다. 똥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신선한 똥을 향한 동물의 치열한 사투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똥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동물마다 차이가 난다. 풀을 뜯어먹는 초식동물에겐 질긴 셀룰로오스를 해결하는 게 숙제. 소는 일단 삼킨 뒤, 심심할 때 여러 개의 위 가운데 두 번째 부분에서 되새김질 거리를 역류시켜 으깨는가하면, 토끼는 질긴 셀룰로오스 섬유에 붙어있는 영양소를 충분히 추출하기 위해 자기 똥을 먹는 방법을 택한다.

똥의 냄새를 꺼려하는 건 진화론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본능적인 이 혐오감 덕에 치명적인 질병을 피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초식동물의 똥은 사람의 코가 느끼기에 덜 자극적인 반면 육식동물은 끔찍하다. 집 정원에 똥을 싸놓는 여우 때문에 똥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여우는 눈에 띄는 곳에 똥을 싼다. 강력한 냄새를 풍겨 똥 주인의 영역에 다른 여우가 다가오지 말라고 보내는 경고다.

똥의 효용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소똥은 곤충 퇴치제로서 명성이 자자하고 섬유질이 풍부해 종이로도 만들어 사용이 가능하다. ‘검은 상아’라는 상표를 단 커피콩은 코끼리의 똥에서 건져낸 것으로 커피로 만들거나 커피맛 맥주로 인기다.

어린시절부터 저자가 무한 애정해온 딱정벌레의 똥 생태 얘기는 꽤 흥미롭다. 책 뒤에는 똥에 사는 동물과 똥을 먹는 동물, 분변학 사전 등을 담은 두툼한 부록이 이어진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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