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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이야기] 눈보다 귀가 즐겁다 뜨는 ‘콘서트 오페라’
‘오페라’는 관객들에게 무겁고 어려운 데다 지루하는 편견이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유명 작품이 아니면 흥행을 보장할 수 없어 섣불리 무대에 올리기 힘든 장르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무대, 의상 등에 들어가는 높은 제작비를 낮추고, 흥행에 부담을 줄이면서도 참신한 레퍼토리를 소개할 수 있는 방식이 판을 흔들고 있다.

‘콘서트 오페라’ 또는 ‘오페라 콘체르탄테’라는 이름의 작품인데, 최근 연달아 관객들을 찾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무대나 세트, 의상, 조명 등이 화려하고 규모가 큰 기존 형태와 달리 외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에 힘을 빼는 대신, 성악가들이 부르는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해 음악성을 부각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KBS교향악단 724회 정기연주회 모습. [제공=KBS교향악단]

먼저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아트앤아티스트가 이달 2일 도니제티의 대표작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오페라 콘체르탄테로 공연한다. 앞서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겁벌’,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콘서트 오페라다. 이번 무대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황동 중인 소프라노 캐슬린 김, 테너 박지민, 바리톤 김주택 등이 오른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활약한 소프라노 캐슬린 킴은 “정식 오페라와 달리 가수들이 목소리로 모든 것을 전달해야 해서 더 어렵다. ‘음악이 이런 감동을 줄 수 있구나’를 객석에 전하는 일이 오롯이 성악가들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라 스칼라에 주역으로 오른 테너 박지민 역시 “의상, 조명 등 도움받을 외적 요소가 없기 때문에 오직 음악으로 승부한다. 보이는 것보다 듣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9일 예술의전당은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콘서트 오페라로 선보인다. 대형 오페라가 공연되는 오페라극장이 아닌 클래식 전용홀인 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을 통해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무대로 꾸린다. 이날 공연에는 ‘현존 최고의 투란도트’라 불리는 미국 소프라노 리즈 린드스트룸, 그와 함께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열연한 테너 박성규, 인기 소프라노 서선영 등이 출연한다.

앞서 지난달 23일과 25일 KBS교향악단 역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콘체르탄테 버전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음악감독 요엘 레비가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지휘봉을 잡아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했다. 소프라노 에카테리나 메트로바, 테너 리카드로 마씨, 바리톤 프랑코 바셀로 등이 출연해 이탈리아 오페라의 정수를 콘서트 형식으로 묵직하게 전달했다.

이외에도 오페라를 콘서트처럼 친근하게 전달하려는 시도는 다양하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푸치니의 ‘라보엠’을 12월 11~13일 스토리텔링, 12일 마티네 버전으로 각각 공연한다. 용인 포은아트홀에서는 같은 달 9일 비제의 ‘카르멘’을 씨네오페라 방식으로 스크린을 통해 상영한다.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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