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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로’ 멈춘지 3년…비파괴검사·암치료 수백억 손실
기초과학·산업·의료 전방위 피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ㆍ운용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용원자로 ‘하나로’(HANARO)가 멈춰선지 3년이 넘었다. 하나로 가동중지로 인해 중성자 빔을 이용한 기초과학 연구 뿐만 아니라 산업 및 의료용 방사선 동위원소 생산도 중단돼 관련 분야에서 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나로는 핵연료와 같은 원전에 사용되는 각종 재료의 건전성 입증을 위한 조사시험 등을 수행하는 30㎿급 다목적 연구용원자로다. 하나로는 기존 발전용 원자로와는 활용범위가 다르다. 의료용ㆍ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RI) 개발과 생산, 중성자 도핑을 통한 대전력 실리콘반도체 생산, 중성자 빔을 이용한 물질 구조 및 신소재 연구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오수열 하나로이용연구단장은 “하나로가 발생시키는 중성자 빔은 물질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면서 “수소연료전지나 엔진내부, 항공기 부품, 문화재 등을 파괴하지 않고 내부 정보나 결함을 확인할 수 있는 비파괴 검사에도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의 연구용원자로 ‘하나로’ 전경.
[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는 2014년 7월 전력계통 이상으로 가동이 중지된 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시설 내진 보강 요구로 2년여에 걸친 내진보강 공사를 마치고 재가동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극심한 반발과 재가동을 심의ㆍ의결하는 원안위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사실상 연내 재가동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하나로 가동이 3년째 멈춰서면서 ‘중성자 융ㆍ복합 연구’ 등 국가 대형 연구개발(R&D) 수행과 부산 기장 수출용 신형 연구로의 실증연구, 각종 산업에 필수적인 비파괴 검사가 중단돼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하나로에서 생산하던 갑상선암과 소아희귀암 치료에 사용하는 방사선 동위원소가 생산이 중단되면서 수급불안에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하나로는 국내 공급량의 약 70%를 생산해왔는데 자체 생산이 중단되면서 원자력연구원은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ㆍ공급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방사선 동위원소 원료 수입액은 약 45억원, 비파괴선원 제조기업의 매출 감소는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단장은 “현재 하나로 건물 외벽 내진보강 공사는 완벽하게 끝낸 상태지만 원안위의 재개 결정이 언제 나올지는 미지수”라며 “하나로 가동중지로 인한 학계ㆍ산업계ㆍ의료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내에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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