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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절반이상, ‘항생제가 감기에 도움 된다’ 오해
-매년 11월 셋째 주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
-설문자 절반 ‘항생제가 감기에 도움 된다’ 답해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항생제 사용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 이상이 항생제가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오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을 줄이기 위해선 항생제 사용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처방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 극복을 위한 인식 확대를 위해 2015년부터 매년 11월 셋째 주를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2015년 기준 하루에 항생제를 처방받는 사람은 1000명당 31.5명으로 파악됐다. 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량이 우리와 비슷한 나라는 이탈리아뿐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10~20명 정도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일반인과 의사를 대상으로 항생제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일반 국민 대상 조사는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국민 대부분은 우리나라가 항생제 내성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75.8%가 ‘국내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항생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항생제 복용이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비율은 56.4%로 나타났다. 국민 절반 이상이 항생제의 효능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항생제 복용 기간 중 증상이 좋아지면 처방된 항생제를 임의로 중단해도 된다’고 답한 비율은 67.5%로 나타났다. ‘열이 날 때 의사에게 진료를 받지 않고 집에 보관해 둔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8.5%였다.

8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사 대상 조사에서도 한국의 항생제 내성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의사들은 ‘항생제 내성은 국내에서 얼마나 심각한 공중 보건상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대부분이 ‘심각한 주준’이라고 답했다.

또 감기로 병의원을 찾은 환자 중 항생제 처방을 원하는 비율은 50% 정도라고 답했다. ‘감기처럼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나’란 질문엔 절반 정도가 처방을 해 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주로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것이 걱정되거나 환자의 요구에 의해 처방을 했다고 답했다.

다만 항생제 사용에 따른 내성 우려로 인해 병의원에서는 점차 항생제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병원에서 수술 전 예방 차원의 항생제 사용 비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었다.

김성균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예전에는 항생제를 당연히 써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사용량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꼭 필요할 때만 최소량만 사용하자는 분위기가 의료계에 형성됐다”며 “오히려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내성균이 생긴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면서 병원들은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감염관리를 강화하는 치료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일반 국민은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고 의사가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면 항생제를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며 “의사 역시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고 환자에게 항생제 내성과 불필요한 사용 위험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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