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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트럼프에게 ‘진짜 선물’은 안줬다
트럼프 떠난 후 금융개방 발표
외압 아닌 ‘주도적’ 결정 강조

중국은 왜 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직후 금융시장 개방을 발표했을까.

중국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500억달러의 선물 보따리를 안겼지만, 금융시장 개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대신 그가 중국을 떠나고 몇 시간 후 금융부문 개방을 전격 발표했다.

이를 두고 14일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압박이 아닌 중국의 의지에 따른 것임을 보여주기 위한 계산된 의도라고 분석했다. 미국 유럽 등 서방세력에 밀려 시장 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에 의해 개방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사전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 소식을 전혀 몰랐다. 중국을 떠나기 직전에 중국에서 있었던 성과를 정리해서 발표한 백악관 명의의 성명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조치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무역 불균형과 지적재산권 보호를 문제 삼아 왔으며, 금융시장 진입 제한 문제도 제기해왔다

진찬룽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금융시장 개방은) 미국과의 타협의 산물이 아니라 시장 진입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결정”이라면서 “금융시장 개방은 미국에게 엄청난 선물이 틀림 없지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시장을 개방했다고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고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재정부는 지난 10일 은행, 증권, 선물,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에 대해 외국인 지분 규제를 완화하기로 발표했다.

주광야오(朱光耀) 재무부 부부장(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 분야의 외국인 지분 상한을 현재의 49%에서 51%로 상향하고, 향후 3년 또는 5년 이내에 이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은 미국과 유럽의 압력보다 중국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제조업 분야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FDI를 다시 유입시키기 위해 자본시장을 개방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스돤훙(時段弘) 중국 국무원 참사는 “금융 개방은 중국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서 “중국은 트럼프 방문 때 북핵문제에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금융시장 개방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금융시장이 크지만 수익성은 예전만 못해 ‘빚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금융시장 개방 소식이 나오자 “좋은 소식이다. 다만 10년이나 늦었다”면서 “국내 경쟁이 이미 치열해지면서 중국의 금융시장은 더이상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상장 금융사의 투자 회수율이 2011년 6%에 달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0.9%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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