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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의 부활…보증금 더 오를까?
대출규제로 차입효과 부각돼
월세인기↓...전세값 상승요인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전셋값이 높은 매물이 인기다. 대출 규제로 매수자들이 초기 자금부담을 줄이고자 전셋값이 높은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전세값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달 27일 0.06%로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0.11%로 상승 전환했다. 신도시(-0.01%→0.04%)와 경기ㆍ인천(-0.02→-0.01%)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만 해도 서울 아파트 임대거래 중 월세 비중이 30%를 넘었다. 저금리 기조에 실질금리가 연 1%에도 못 미치는 은행에 돈을 넣는 것보다 연 4~5%의 월세를 받는 편이 재테크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수요들은 여유자금이 있더라도 은행 대출을 받는 대신 월세 수익으로 이자를 충당하는 ‘지렛대(레버리지)’ 방식을 선호했다.

그러나 8ㆍ2대책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대출이 어려워져 실입주가 어려운 매수자들은 전세보증금부터 따지게 됐다. 초기 투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실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ㆍ투기지역에선 LTV(주택담보대출비율)ㆍDTI(총부채상환비율)가 각각 40%로 강화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이 1건 이상 있으면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비율은 30%로 더 낮아졌다.

예컨대 매수자가 9억5000만원대의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89㎡를 사고자 LTV를 최대 40% 적용받는다면 대출 가능금액은 최대 3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주택형의 전셋값은 4억7000만원선이다. 매수자 입장에선 전세금이 높은 주택을 사면 최대 1억원 가까이 매입 금액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 공인 관계자는 “대출이 막히면서 월세가 꼬박꼬박 나오는 집보다 전셋금이 높은 매물이 먼저 팔린다”면서 “월세가 많고 보증금이 낮은 매물은 후순위로 밀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마포ㆍ용산구 등 강북 도심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매가 대비 전세보증금이 높은 아파트를 골라 매수해 매입 주택 수를 늘리는 ‘갭투자족’이 아니더라도 1~2년 뒤 입주할 잠재 실수요자들도 전셋값이 높은 매물을 선호한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명지대 교수)은 “정부가 집값이 떨어지는, 즉 하향안정세를 원하는 가운데 규제로 머무는 이전수요가 많아지면 전세보증금은 떨어지기는커녕 더 오를 수 있다”면서 “대출 규제로 임대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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