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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헤럴드디자인포럼] 伊 디자인 거장 클라우디오 벨리니 “다음 대박거리 고민말라…모든 것은 반복된다”
다양한 맥락속 협력 유도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 공유
거장의 비기는 의외로 기본
기능성 초점 맞추되 스토리 ‘담아’


“정말 새로운 시대입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오랜기간 전해져온 각각의 유산이나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도 협력하는 이른바 ‘글로벌 컬쳐’의 시대죠. 디자인은 이런 변화를 수용하고 또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합니다.”

이탈리아 3대 디자인 거장으로 꼽히는 클라우디오 벨리니(54)는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17에서‘경계를 없앤 디자인, 미래를 탐구하다’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40여분에 달하는 강연동안 자신의 과거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다양한 맥락 속에서 어떻게 협력을 끌어냈는지에 대해 디자이너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을 공유했다. 더불어 가구를 중심으로 건축, 패션까지 확장했던 자신의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디자인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탈리아 디자인 3대 거장으로 꼽히는 클라우디오 벨리니가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17에서 ‘경계를 없앤 디자인, 미래를 탐구하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상섭기자/bobtong@]

거장의 비기는 의외로 ‘기본’에 있었다.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되 제품 마다 각각의 스토리를 담는 것이다. 그는 의자와 침대를 제작했던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인간의 신체와 가장 가까운 가구로, 신체를 잘 지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동시에 상징적이고 아이코닉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디자인의 가치도 잘 드러날 수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 한 회사와 의자 제작 콜라보레이션에선 가죽 스티치에 일가견 있는 회사의 유산을 활용해 클래식 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의 의자를 만들었다. 침대를 설계할땐 기능 뿐만 아니라 ‘해석’에도 주안점을 두었다. “꿈을 꾸는 공간이기도 하고, 공간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벨리니는 ‘날으는 카페트’로 침대의 스토리를 정하고 이를 구현했다. “편안하면서도 공간적 모험을 할 수 있는 ‘침대’라는 공간의 특성이 잘 살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한 디자이너들의 평생 고민인 영감은 ‘여행’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자인이 제품이 되는 과정에서는 ‘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 “클라이언트와 스태프는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관계”라며 “디자이너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이들 생각이 혼합되면서 제품이 탄생한다. 작업을 하며 배우는 자세는 필수며, 각자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회사와 콜라보레이션할 때 가벼우면서도 편안한,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의자를 제작한 적이 있다. 아주 간단한 프레임 구조에 비행기에서 사용하는 탄력적이면서도 튼튼한 천을 사용해 원가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미래 디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개념을 정의하기 보다 ‘체험’을 디자인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전형적인 디자인은 이제 없다.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며 함께 발전한다”며 “다만 미(美)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그대로다. 어떤 물건보다는 느낌과 경험에서 미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청중들에겐 “다음 대박은 어디서 터질건가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 과거에 관심을 가져라. 모든 것은 유래가 있고 반복되며, 디자이너는 이것을 필터링해 제시하는 사람들이다”고 당부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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