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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헤럴드디자인포럼 젊은 거장 하이메 아욘] “기술 판치는 세상, 인간의 감각 가미한 예술품 만들어야”
젊은 거장 하이메 아욘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작업 더해진 결과물이 의미

즐거움+사회환원 이루는 작업
주변을 새롭게 관찰, 영감 얻어


“기술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인간의 감각을 가미한 예술품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의 통념을 깨는 기발한 디자인으로 젊은 나이에 세계적 디자이너 반열에 오른 하이메 아욘(43) 아욘스튜디오 대표가 현대 디자인의 방향에 대해 밝힌 일성(一聲)이다.

아욘은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개최된 ‘헤럴드디자인포럼 2017’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세상을 꿈꾸게 하는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17’에서 하이메 아욘 아욘스튜디오대표가 ‘세상을 꿈꾸게 하는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올해 7회째를 맞은 ‘헤럴드디자인포럼2017’은 ‘인간을 향한 디자인(Design for Humanity)’을 화두로 던져 지구와 인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장(場)을 마련한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건축가,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한자리에 모여 디자인과 다른 산업 간 융합이 얼마나 진전되고 있는지, 인간을 배려하는 디자인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등 디자인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아욘은 디자인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자인의 동력은 인간에 대한 관심이자 사람 간의 소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디자인을 할 때) 인간 대 인간의 관계를 형성하고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작업이 가미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결국 결과물을 아름답게 느끼는 것은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자인은 감성이기도, 감정이기도 하다”면서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인간이 부여한 의미가 작품을 완성시킨다고 했다. 디자이너가 된 계기도 “내가 사는 세상을 아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는 게 아욘의 이야기다. 그는 “내가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이라면서 “주변을 새롭게 관찰하고 많은 곳을 방문해 영감을 얻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아욘은 2003년부터 자신의 스튜디오와 유명 브랜드들의 협업을 통해 상상력과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이며 두각을 드러낸 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지금은 산업 전반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디자인 아이콘 중 한 명이다. 그의 이름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2013년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 100명’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프리츠 한센의 ‘로 체어’, ‘아날로그 테이블’ 등 가구 디자인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고, 대중적인 신발 브랜드 캠퍼부터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 이탈리아 명품 타일 브랜드 비사자까지 다양한 곳에서 디자인 협업을 진행해왔다. 최근엔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보폭을 넓혀 그가 리모델링 작업을 한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르셀로 토레 드 마드리드 호텔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게 했다.

이처럼 폭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비결로 아욘은 상상력과 호기심을 꼽는다. “상상력을 갖게 되면 (제품의) 물리적인 측면을 바꿀 수 있고 현대적인 감각을 부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처럼 기존 관념을 뒤집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욘은 “내 직업은 연속적인 대화라고 생각한다. 소통을 통해 무언가를 구현할 수 있다”면서 디자인을 하려는 사물과 소재,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물건을 통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기본적인 것을 생각해서 새로운 상상력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관찰력을 날카롭게 가다듬고 주변에 있는 사물들의 본질을 탐구해볼 것을 조언했다. 여행 등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곳을 여행하며 눈여겨본 것들에서 영감을 얻고 디자인을 산출한다”면서 전 세계의 다양한 ‘민족성’(ethnicity)에 대한 경험을 쌓음으로써 새로운 관점을 얻고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욘의 디자인은 꼼꼼한 디테일로도 유명하다. 그는 “상세한 디테일에 신경을 쓰는 게 저한테 아주 중요한 커리어의 쟁점이었다”면서 “예를 들어 의자의 다리가 어떻게 천과 만나고 어떤 바느질로 이어지는지, 각 재료가 어떻게 조합되고 조명이 비춰지는지 모두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아욘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최근 영국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과 손잡고 ‘지지바바(Jijibaba)’라는 남성의류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는 패션에 대한 도전이 “산업 디자이너가 만든 최초의 패션회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세계관이 있으면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게 패션”이라면서 “패션에 아이디어들을 모두 접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규칙을 깨고 미래의 아이디어를 소개해주는 일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일에 질문하고 여행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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