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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언행불일치 홍 후보자, 장관돼도 제 역할 못할 것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끝이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의혹이 튀어 나온다. 특히 속속 드러나는 그의 이중적 처신이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중기벤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편법 증여와 학벌주의 신봉론 등이 거의 매일 불거지고 있다. 이것만 해도 장관의 자질을 의심받기에 충분한데 특목고를 반대하면서도 딸은 국제특성화중학교에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또 다른 편법증여와 증여받은 상가 리모델링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의혹도 제기됐다. 까도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껍질처럼 의혹들이 쏟아져 나온다.

홍 후보자가 여론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그의 도를 넘은 위선적 언행 때문이다. 그는 대학교수와 시민운동가, 국회의원 등의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부의 대물림 폐해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해 왔다. 일반 국민의 근로 의욕을 꺾고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면서 그와 그의 가족은 뒤로 수십억원의 자산을 대물림 받았다. 그것도 세대를 건너 뛰고 기발한 방식의 편법 증여를 동원했다. 그 과정에서 2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세금을 덜 내는 꼼수도 부렸다고 한다. 정작 서민들의 근로 의욕을 꺾는 것은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이러한 사회 지도자급 인사의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처신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앞과 뒤가 다른 홍 후보자 처신의 압권은 딸의 국제중 진학이다. 지난 대선 당시 그는 문재인 후보 캠프 정책본부장을 맡았다. 이 때 그는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입시기관이 된 특목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침이 마르게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딸은 연 1500만원의 학비가 드는 국제중학교에 보냈다. 국제중은 재학생 대부분이 특목고에 진학한다. 그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리 없다. 아무리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그런데도 “위법은 없다”며 강변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정도를 넘어 모욕하는 것이다.

한국심리학회 연구 결과에 의하면 상사의 언행일치는 리더의 정당성 인식과 곧바로 연결되며 이는 부하의 직무 만족은 물론 조직몰입과 직접 관계된다고 분석됐다.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상사는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말과 행동이 다른 홍 후보자가 설령 중기벤처부 장관이 된다 해도 관련 정책 수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제대로 수행할 수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알고도 홍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권 자체가 오만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인사권자와 당사자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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