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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연일 확산되는 ‘홍종학’ 논란, 인사검증팀 뭐 했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의 부적절한 처신이 연일 도마에 오르면서 부실 인사검증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앞서 지명된 박성진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낙마했다. 청와대는 이후 39일동안 20명이 넘는 대상자를 놓고 검증 작업을 벌인 끝에 지난 23일 홍 후보자를 낙점했다. 이런 치열한 검증 과정을 거쳤는데도 고액 편법 증여, 학벌주의 옹호, 반 재벌 정서 등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의혹이 연일 불거져 나온다.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검증한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인사청문회가 열리면 자세한 내용이 확인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홍 후보자 관련 의혹들을 보면 제대로 검증을 했다고 하긴 어렵다.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고액 증여만 해도 그렇다. 우선 본인 자신이 부인과 함께 장모로 부터 서울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를 증여받았다. 또 부인과 딸은 별도로 19억원 상당의 상가를 증여받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세금은 모두 납부했다니 국민정서와 동떨어져 있지만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증여를 하는 방법이다. 아파트는 본인과 부인이 각각 절반씩 증여받고, 상가는 아내와 미성년 딸(13)이 4분의 1씩 물려받았다고 한다. 이른바 ‘조깨기’ 증여다. 이게 사실이라면 세금을 덜내기 위한 편법이란 의혹과 비판을 받을 만하다.

더 황당한 것은 앞과 뒤가 다른 그의 처신이다. 대학교수와 시민운동가, 국회의원을 지낸 홍 후보자는 “과다한 상속과 증여가 서민의 의욕을 꺾는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과다한 상속’의 수혜자였다. 그의 딸 역시 부를 대물림 받아 중학생 신분으로 이미 고액의 임대 수익을 올리는 자산가가 됐다. 말과 행동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증여 논란 말고도 ‘명문대 신봉론’, ‘대기업 독식 타파론’ 등 그의 그릇된 기업관과 학벌주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생각으로 4차 산업 혁명의 중추 기능을 담당할 중기벤처부를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홍 후보자도 자질도 문제지만 그를 검증한 인사 시스템이 더 한심스럽다. 후보자가 쓴 책을 한번 읽어보고 기본적인 재산 형성 과정만 챙겨봐도 미리 얼마든지 걸러낼 수 있었던 사안들이 아닌가. 더욱이 이번 정부들어 차관급 이상 낙마자들만 7명이나 된다. 취임 6개월이 다 되도록 1기 내각 조각(組閣)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이쯤이면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중심의 인사검증 라인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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