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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종 모바일 신화 '리니지2 레볼루션' , 전세계서 통할까…


- '레볼루션' 앞세워 글로벌 메이저 도약 가시화
- 현지 최적화ㆍ게임성 무기로 장르적 허들 돌파


국내와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빅(Big) 히트를 기록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이 북미 대륙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는 자사의 대표 모바일 MMORPG '레볼루션'의 북미, 유럽 등 글로벌 54개국 출시일을 11월 15일로 확정지었다.
이는 일본에 이은 2번째 '글로벌 빅3' 시장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레볼루션'을 첨병으로 국산 RPG의 세계화를 이룩하겠다고 공언했던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방준혁 의장의 비전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특히, 넷마블은 주요 거점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출시를 앞두고 현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 권역별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성공을 맛본 만큼, 이 전략을 북미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비록 북미 시장에서 MMORPG가 주류 장르는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검증된 게임성에 철저한 현지화를 더해 '3연타석 홈런'을 치겠다는 모양새라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15년부터 넷마블이 꾸준히 강조해온 기조는 '글로벌'이었다. 이는 자사의 연초 기자 초청 행사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발표되는 '올해의 비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글로벌 도전(2015), 글로벌 도약(2016), 국산 RPG의 세계화(2017) 등 전세계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지속해왔던 것이다. 또한 그 첨병은 '레볼루션'이다.

거침없는 행보 '눈길'
'레볼루션'은 지난 2016년 12월 국내 출시된 넷마블의 대표 타이틀이다. 출시 첫 달만에 매출 2,060억 원을 달성했으며, 출시 첫날 매출 79억 원, 최고 일매출 116억 원을 기록하는 등 국산 모바일게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같은 성과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으로 이어지는 등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확대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지난 6월 아시아 출시 8일만에 6개국 양대 마켓(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초대형 대작'의 면모를 입증했다. 이러한 실적은 중국산 MMORPG의 파도 속에서 순수 토종 게임의 우수성을 증명한 사례로 주목받았으며, 기술적 성취와 사업적 성과를 동시에 이룩한 기념비적 타이틀로 평가받는다.
   

   

'레볼루션'이 처음으로 진출한 '빅3' 마켓 중 하나인 일본에서는 지난 8월 출시 18시간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현재도 양대 마켓 매출 순위 최상위권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그간 국산 게임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일본에서 기록한 쾌거라 더욱 눈에 띈다.
이 타이틀의 글로벌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넷마블은 지난 9월부터 '레볼루션'의 북미 사전예약에 돌입했으며, 참가자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어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트위치콘 2017'에서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등 글로벌 54개국 출시 일정을 공개했다. 이들은 행사의 플래티넘 스폰서로 참가, 현장에 부스를 마련해 게임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했다. 당시 미국 TBS의 토크쇼 '코난'을 진행하는 유명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을 포함해 현지 유명 BJ들이 대거 나서 주목을 받았다.

판 엎는 '레볼루션'
넷마블의 거침없는 발걸음은 이들의 목표인 '글로벌 메이저' 도약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 2015년부터 글로벌 기조를 강조해온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단계라는 것이다.
특히 이 시점에서 방준혁 의장의 지난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제3회 NTP에서 방 의장은 '국산 RPG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며 "판이 만들어지지 않아 어렵다면 판을 엎어버리면 된다"는 다소 수위 높은 발언으로 '세계정복'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이 발언은 다소 무모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PC온라인 시절부터 북미와 일본 시장은 국산 MMORPG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은 타 시장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취향이 확고해 게임계의 '갈라파고스'로 불리고, 북미 지역은 싱글 플레이 중심의 타이틀과 콘솔 게임이 시장의 메인스트림을 형성하고 있다. 두 시장 모두 MMORPG가 비주류인 곳으로, 토종 게임 최고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게임들을 비롯해 수많은 국산 타이틀이 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열리지 않았던 '난공불락'의 요새들이었다. 그나마 '검은사막'이 북미, 유럽 지역에서 성공하며 겨우 체면을 차렸다.
모바일로 넘어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일본 시장은 '세븐나이츠'가 기록한 매출순위 4위가 최고 기록이다. 북미를 비롯한 서구권 시장에서 성공적이라 표현할 만한 성과를 거둔 타이틀은 '서머너즈 워'가 유일하다. 그나마도 국산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RPG가 현지에서는 비주류 장르다 보니, 토종 모바일게임의 '문법'에 대한 유저들의 학습 진척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이처럼 판이 만들어지지 않은 가혹한 시장을 '레볼루션'이 뒤흔들고 있다. 이름처럼 글로벌 모바일 빅 마켓에서 국산 게임의 '혁명'을 시작한 것이다. 일본 시장에서의 놀라운 성과를 거두더니, 북미에서도 흥행 조짐을 보이는 등 심상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판을 엎어버리고' 있는 셈이다.

현지화에 해답 있었다
이같은 '레볼루션'의 글로벌 빅 마켓 순항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다. 현지 시장의 특성과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철저히 학습하고, 그에 맞춘 빌드를 확보하는 '권역별 현지화' 전략이 먹혀 들어갔다는 것이다.
앞서 넷마블은 2016년 제2회 NTP를 통해 권역별 현지화 빌드 확보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주 전략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3개의 빅 마켓으로 북미, 일본, 중국을 설정하고, 이곳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맞춤형 빌드를 빠르게 확보해 출시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이 전략은 2017년 제3회 NTP에서 더욱 구체화된 형태로 나타났다.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이 아무리 학습한다고 한들, 흉내내는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공개(IPO)를 통해 2조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고, 현지 유력 개발사를 인수해 완전한 '현지 빌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북미 모바일게임사 카밤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개발 조직인 밴쿠버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이는 일본 출시 빌드에서 잘 드러났다. '레볼루션'의 일본 버전에서는 몬스터 도감이 카드 형태로 표시되며, 협동 플레이를 중시하고 일본 유명 성우의 목소리를 입히는 등 현지 유저들에게 친숙한 형태로 변모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일본 양대 오픈마켓 매출순위 5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일본에서 얻은 현지화 노하우는 북미 출시 버전에도 그대로 적용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남성 캐릭터인 휴먼은 글로벌 이용자들 취향에 맞춰 턱수염을 가진 중후한 남성으로 변신했다. 남성미를 부각하기 위해 체형도 커졌다. 엘프, 드워프도 일부 장비 디자인을 변경했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현지 유저들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이처럼 넷마블의 '권역별 현지화' 전략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레볼루션'의 북미 시장 성공 여부에 따라 후속 타이틀로의 적용 및 글로벌 사업 전략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정복'을 향한 넷마블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는 올 연말 판가름날 전망이다.
변동휘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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