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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 美토마호크 미사일 ‘발사대기’ 명령…트럼프 방한 앞두고 ‘美軍 비상’
-美공군, 핵장착 B-52폭격기 24시간 비상태세 재가동 준비
-美해군, 동해 초계 중 군함에 토마호크 발사대기 명령
-美육군, 한반도 군사충돌 대비 새 운용개념ㆍ군사교리 적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내달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동해상에 초계중인 미 군함에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 대기 명령이 떨어지는 등 만일의 북한 도발에 대비해 미국 육ㆍ해ㆍ공군이 ‘비상 대기’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가 전쟁 문턱까지 가장 가까이 갔던 지난 1994년 당시 상황을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미군 소식에 밝은 외교안보 소식통은 23일 미국 태평양육군사령부(USARPAC)가 새 작전운용개념(Operation Concept)을 마련해 주한미군(USFK)과 작전적 행위에 대한 군의 표준화된 지침인 군사교리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USARPAC가 개발한 군사교리는 북한이 한반도 등을 공격했을 경우를 대비한 약 34~36개의 주요 시나리오를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핵, 러시아 등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미 해군 제공]

앞서 미국의 군사안보 전문매체 디펜스 원은 22일(현지시간) 미국 공군이 냉전시대 운용하던 전략 핵폭격기 B-52의 24시간 비상발진 태세를 재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골드페인 미 공군참모총장은 이 매체에 “전투태세 완비를 위한 또 하나의 조치”며 “어떤 특정 사안에 대처키 위한 (실행) 계획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지금 처한 세계 현실에 대처해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핵을 장착한 B-52의 상시 비상출격체제는 지난 1991년 냉전이 끝난 후 해체됐다. B-52의 비상출격체제 재가동명령이 하달되면 3.3㎞에 이르는 박스데일 공군기지 활주로 끝에 마련된 주기장에 핵폭탄을 장착한 여러 대의 B-52를 늘 대기시켜 놓고 언제든 출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 공군은 디펜스 원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지만 “완전한 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공군기지 시설에 대한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의 제 2폭격비행단과 지구권타격사령부(GSC)가 있는 박스데일 공군기지는 현재 B-52 주기장에 인접한 건물에 대한 개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냉전시대 B-52 승무원들이 비상대기 상태에서 긴장을 해소했던 장소다. 

잠수함 필라델피아 호에서 침투용 잠수정 훈련 중인 네이비실 요원들 [사진=미 해군 제공]

동해를 초계 중인 미군함에는 크루즈 미사일 발사대기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최근 동해 상 한미 함정에 북한 목표물을 겨냥한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라는 경고명령(WARNO)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경고명령은 군부대에 명령만 내리면 즉각 행동을 개시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지시로, 토마호크 미사일의 경우 목표물을 설정하는 등의 발사 준비절차를 의미한다.

미군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가 전쟁 문턱까지 가장 가까이 갔던 1994년 당시 상황을 상기시킨다. 이용준 전 외교부 차관보는 자신의 저서 ‘게임의 종말’에서 당시 국방부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백악관과 국무부가 강경론과 온건론 사이에서 설왕설래하는 와중에도 펜타콘은 아무 말없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시켜가고 있었다…(중략)…당시 한국 정부가 미국 국방부로부터 들을 수 있었던 설명은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것이 미군의 당연한 임무”라는 말이 전부였다’고 서술했다.

한 군사안보 전문가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고려해 군사압박을 최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겠다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발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수단을 대북(對北) 엄포ㆍ교란 작전에 사용하고 있다”며 “북측과 미국 모두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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