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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수수료 대전…평생 ‘공짜’ vs. 역발상 ‘인상’
- NH투자, KTB투자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 이베스트투자, 투자자관리 시스템…수익률ㆍ수수료 ‘업’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받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주식거래 수수료를 둘러싼 증권사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대형사인 NH투자증권이 촉발한 수수료 평생 무료 움직임에 ‘울며 겨자먹기’로 동참하는 기류가 있는가 하면 아예 역발상 전략으로 수수료를 인상하는 곳도 등장했다. 전통적인 수익원을 두고 증권사들의 실험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업계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 나무(NAMUH)에는 지난 8월28일부터 이달 19일까지 4만4000명의 신규 가입자가 몰렸다. 일평균 가입자수는 이 기간 이전 100여명에 그쳤지만,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평생 주식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이후 1000여명으로 늘었다. 명백한 ‘무료’ 효과다. 


물론 이런 혜택이 아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 모바일 주식거래가 도입된 후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움직임은 ‘한시적인 수수료 무료’로 옮겨가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비대면계좌 개설이 활발해지면서 이런 혜택은 줄을 이었다.

다만, NH투자증권과 같은 ‘평생 무료’ 혜택은 이례적이다.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수탁수수료를 포기해서라도 고객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베팅’을 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증권사 수익에서 수탁수수료 비중은 줄고 있지만 투자은행(IB)과 자기매매, 자산관리(WM) 등의 수익원은 다양화되는 추세와 맥을 함께 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이 점점 커져서 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수탁수수료는 장기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객을 확보해 연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13년), KB증권(10년), 한국투자증권(5년), 삼성증권(3년) 등은 비대면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일정기간 주식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10년 이상의 경우 사실상 ‘평생 무료’나 다름 없지만, 향후 증권업황 변화 등을 고려해 기간을 달리해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 가운데 중소형사 중에서는 KTB투자증권이 최근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를 내걸었다. ‘2등’이라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고객 기반이 타사 대비 약한 편이다보니 고객을 늘리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같은 시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역발상 전략’을 내놓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정보로 ‘수수료 인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PB서비스를 온라인에 구현한 ‘이베스트 프라임’은 이런 전략의 핵심이다. 투자자가 특정 종목에 대해 분석을 요청하면 증권사 직원과 주식투자 전문가, 리서치센터 연구원 등이 의견을 제시하는 서비스가 포함된다. 이를 통해 주식을 거래하면 온라인거래 수수료 대비 약 7배에 달하는 0.1%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여태까지 증권업계의 화두는 ‘누가 더 싼 수수료를 제공하는가’였다”며 “수수료를 내려 고객의 수익을 늘리는 소극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수익이 될 만한 종목을 추천하고 고객 수익을 실현해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자는 게 요지”라고 설명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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