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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모스크바서 고위급 접촉 가능성”
-美 현직 관리 ‘핵비확산회의’ 이례적 파견
-韓·日 관리도 참석, 北 최선희 동선에 관심집중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이 참석하는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핵)비확산회의에 한국과 미국, 일본 외교 당국자들도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범 이후 미국이 현직 당국자를 북한이 참석하는 ‘1.5 트랙’(반관반민) 행사에 파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따라 북미 당국자 간 ‘트랙1’ 접촉이 성사될 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대화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송환을 위한 ‘트랙 1’ 접촉 이후 북한 당국자들과의 접촉을 거부해왔다. 올 들어 노르웨이, 스위덴, 러시아 등에서 이뤄진 1.5트랙 대화에도 미측 참가자는 전직 관리들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 대신 실무급 인사를 파견한 것으로 안다”며 “일본 측에서도 현직관리가 참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본 외무성 당국자는 현재 방한 중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 등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가나스기 국장이 한국에서의 한미일ㆍ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마치고 모스크바에 도착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도 국장급 인사를 파견할 예정이다. 한 소식통은 “하다못해 조우형식을 빌려서라도 얘기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며 “청와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사실상 참석이 확정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상 모스크바 비확산회의는 지그프리드 해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연구원과 같은 핵무기 전문가ㆍ과학자들이 기술문제를 전문적으로 논의하는 회의였다”며 “최선희 국장이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수소폭탄을 가지고 있다는 자료의 증명을 시도하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북미 간 유의미한 대화는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국장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온다면 다른식으로 대화가 이뤄질 수는 있겠다”고 덧붙였다.

19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최 국장은 21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예정된 비확산회의의 ‘동북아 안보’ 세션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다자외교’세션에서 토론자로 직접 나설 계획이다. 최 국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인해 핵을 개발했고, 앞으로 핵무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는 기존 북한의 입장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한국 측에서는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의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가 한반도 세션에 참석한다.

40여개 국가에서 200여명의 전현직 외교안보 관계자가 참석하는 ‘모스크바 비확산회의’는 러시아에서 열리는 외교안보 컨퍼런스 중 가장 규모가 큰 회의다. 내년 50주년을 맞는 핵확산방지조약(NPT)에 의의와 함께 한반도의 북핵 위기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미국 측에서는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과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 해커 박사 등이 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비확산회의의 환영만찬은 외무부 영빈관에서 열릴 정도로 러시아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초 러시아 측은 지난달 말 최 국장과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특임대사와의 회담을 주선하면서 최 국장을 회의에 초청했다. 최 국장의 참석이 확정되자 러시아 측은 우리 정부에 당국자 파견을 적극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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