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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줄짜리 축전’ vs “외딴 섬 안돼” 냉랭한 北-中관계 ‘파열음’ 감지
당대회기간 도발은 않을 듯

중국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전후해 냉랭해진 북중 관계에 심상찮은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에 단 ‘3줄 짜리’ 축전을 보내는가 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 간 축적된 불신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당 대회가 개막한 18일 집권 2기의 대내외 정책을 천명하는 업무보고에서 “어떤 국가도 자신을 폐쇄시키는 외딴섬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며 핵ㆍ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 전에 “어떤 국가도 인류가 직면한 각종 도전을 혼자 대응할 수 없다”고 한 언급은 미국을 ‘저격’한 것으로 풀이됐다. 결국 미국을 상대하고 북한을 포함한 이란, IS(이슬람국가) 등 세계의 ‘말썽꾼’들을 관리하는 대국으로서의 리더십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중국의 당 대회 개막에 맞춰 축전을 보냈는데, 분량이 단 세 줄에 불과하고 ‘조중(북중) 친선’ 언급이 없어 뒷말이 나왔다. 북한은 지난 2012년 중국의 제18차 당 대회 때 보낸 축전은 800여 자 분량에 ‘조중 친선’을 강조했었다.

지난해 6월 30일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중국 공산당 창건 95주년을 기념해 보낸 축전에서도 ‘조중 친선’을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북한의 잇단 핵ㆍ미사일 도발과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으로 인한 냉랭해진 북중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간 깊은 불신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시 주석이 당 총서기가 된 2012년 말에 북한이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고,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취임한 2013년 2월에 3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번번히 찬물을 끼얹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북한의 6차 핵실험도 중국의 연중 최대 외교 행사인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일인 9월 3일에 일어나 잔칫날 재를 뿌렸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정권을 이어받은 자신을 시 주석이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정권을 잡은 뒤 한번도 공식 대면한 경험이 없다.

다만 북중 관계가 얼어붙었어도 관계 단절 등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19일 북한이 중국 당 대회에 보낸 축전의 의미를 두고 “북중 관계가 아무리 냉각기라고 해도 북한은 중국과 관계를 단절할 의도는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지난달 15일 이후 한달 넘게 추가 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북한이 중국 당 대회 기간 중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박 실장은 “북한은 철저하 자기 플랜에 따라서 도발을 하다 보니 중국에 찬물을 끼얹은 적도 있지만, 한번도 중국의 당 대회나 전국인민대회 기간에는 도발을 한 적이 없다”며 “이번 당 대회 기간에도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은수 기자/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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